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여야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국 정상화 해법마련을 놓고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야당과 청와대 사이 냉랭한 관계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기춘 실장은 이정현 홍보수석, 새로 임명된 박준우 정무수석과 함께 이날 오후 4시께 서울광장에 마련된 민주당 국민운동본부를 찾았다.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신임 참모들간 첫 만남은 신경전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가 김 실장을 향해 “옷(양복 상의)을 벗어라. 여기는 옷 입고 있을 데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김 실장은 “인사차 왔으니깐 복장을 단정히해야 한다”며 상의를 벗기를 거부하는 등 기싸움이 팽팽했다.
동석한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이 매우 가파르고 어려운 국면인데 갑작스런 인사변동은 대통령이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가시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면서 “한편으로는 비서실장에 대한 또 다른 걱정이 있다. 그런 걱정을 잘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들은 야외에 마련된 천막으로 들어가 비공개회담을 이어갔으나, 1분 만에 종료됐다. 김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들은 급히 자리를 떴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도 김 실장은 “오늘은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는 말만 한 채 입을 다물었다.
민주당은 청와대 수석들의 방문이 매우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영수회담 등 민주당 제안에 대한 답변을 가져올 것을 기대했으나 ‘고갱이’는 빠져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대표는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된다. 오늘까지 답 달라고 했는데 겨우 답없다는 말 전하려고 왔는가”며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배재정 대변인은 “민주당은 청와대의 이번 인선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도부에게 메시지 있다고 해서 만난 것”이라며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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