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항공 기내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승무원 폭행 사건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한 반면 승객 성추행 사건은 오히려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전날 대한항공 기내에서 잠자고 있던 여성 승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한국계 캐나다인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전날 오전 3시쯤 미국 뉴욕을 출발해 한국으로 가던 중 대한항공 기내에서 잠든 유학생 B(20)씨의 가슴을 두 차례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승무원에게 신고했고 승무원은 가해자로부터 성추행을 사과하는 자필 진술서를 받았다.
하지만 B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대한항공 측에서 일이 커지지 않도록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전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가족에게 연락을 할 수 있었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마땅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B씨는 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아버지를 통해 성추행 사실을 알리고 신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대외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승무원 폭행 사건과 기내 승객 성추행 사건에 관해 이중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또 잦아들던 ‘라면 상무’ 사건에 대해서도 뒷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지위를 이용한 ‘갑(甲)’의 부당한 횡포 논란에 묻혀 스쳐 지나갔지만, 승무원 폭행 사건이 공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내부보고서를 두고 대한항공 책임론이 고개를 다시 들고 있는 것.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는 “임원의 정보를 유출한 대한항공을 더 이상 타지 않겠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보고서 유포자가 누군지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기업 임원 사이에서 대한항공에 탔다가 자칫 신상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며 해외 출장 시에는 타 항공사를 이용하겠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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