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예약 시간 알려줘…강남역 한복판서 전 여친 납치·감금

스토킹 벗어나려 연락처 바꾸자 강남역 한복판서 납치
전 여친 진료 병원에 가족 행세…예약 시간 알아내
집으로 억지로 끌고 가 감금하고 성폭행까지
檢, 징역 5년 구형…오는 25일 부천지원서 1심 선고
  • 등록 2023-08-16 오후 4:08:55

    수정 2023-08-16 오후 4:08:55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강남역 한복판에서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전 여자친구를 납치하고 감금한 후 성폭행까지 한 30대 남성에 대한 1심 선고가 다음 주 나온다. 특히 병원에 전 여자친구의 가족 행세를 해 개인정보를 빼내고 진료 예약 시간까지 알아내 납치를 실행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아)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유사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A씨는 지난 3월 14일 오후 5시20분경 강남역에 있는 한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피해자 B씨를 본인의 차에 태우고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본인의 집까지 데려갔다.

이후 A씨는 B씨를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낙태 사실을 본인 앞에서 확인시켜 달라는 등 비상식적인 얘기를 계속하면서 피해자를 감금했으며, 다음날인 3월 15일 오전 3시경에는 B를 성폭행했다. A씨는 B씨가 임신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시키고 이후 낙태를 종용한 바 있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납치하고 차에 태워 집으로 데리고 오는 동안 경찰에 신고했으나, A씨가 경찰한테 별일 아니라 말하라고 강요했고,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을 의심하던 경찰이 B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3월 15일 오전 8시경 A씨의 집에 출동했다. A씨는 B씨에게 옷장에 들어가 숨어 있으라며 끝까지 본인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자 했지만 계속해서 상황을 의심하던 경찰에 의해 결국 옷장에 숨어 있던 B가 발견됐다.

A씨는 현장에서 긴급체포 됐고, 스토킹과 감금, 성폭행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A씨가 B씨를 집요하게 스토킹했고, B씨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연락처를 변경했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다니는 강남역 병원을 알아낸 후 해당 병원에 자신이 B씨의 가족이라며 B씨의 바뀐 연락처, 진료 예약 시간을 알아내 시간에 맞춰 병원 앞에서 기다리다 B씨를 납치했다.

A씨는 감금 혐의만 인정하고 스토킹과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 B씨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며 “피해자는 아직도 당시 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성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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