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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간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2003달러까지 상승했다. 2개월 반 만에 200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20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로써 2020년 8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2089.2달러)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금값은 미 국채 금리가 오를 때 하락하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미 국채는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금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 직전인 6일 저점 대비 10% 가까이 올랐다. 이와 관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해 3월에도 금 선물 가격은 한때 2078달러까치 치솟았다고 닛케이는 부연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21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이 매우 큰 재정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빚을 메우고자) 장기국채를 팔려고 한다는 것은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상승하면서 금리는 오르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엔 미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며 2024회계연도 예산 처리 지연 등 국정운영 차질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 국채보다 금으로 도피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게 됐다는 분석이다. 주식과 회사채, 국채 등과 달리 발행 주체가 파산했을 때 발생하는 신용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 귀금속마켓협회의 이케미즈 유이치 대표는 “(중동이나 미국) 상황에 따라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