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들 품고 뛰어내린 父…눈물 속 발인식 엄수

피난공간·스프링클러 없는 노후 아파트
부산시, 다방면 지원책 검토
  • 등록 2023-09-13 오후 3:36:40

    수정 2023-09-13 오후 3:36:4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길을 피해 4살 아들을 안고 베란다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해 숨진 40대 A씨의 발인식이 13일 부산 서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부산서 아파트 화재 (사진=연합뉴스)
이날 빈소 안은 적막한 가운데 유족들이 흐느끼며 눈물을 삼키는 소리만 가득했다.

발인식이 끝난 후 고인의 영정이 운구차로 향하자 남편과 어머니를 잃은 A씨의 아내는 바닥에 쓰러져 통곡했다.

A씨와 함께 사고를 피하지 못한 베트남 국적 장모 B(50대)씨의 발인은 절차상의 이유로 하루 늦은 14일에 진행된다.

지난 9일 오후 4시 18분께 부산 부산진구 15층 규모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이 출동했을 당시엔 이 집에 사는 A씨와 아들, 장모 B씨가 아파트 화단 위로 추락한 상태였다.

당시 A씨는 B씨, 아들과 함께 불길과 연기를 피해 베란다 창문틀에 매달렸다가 1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A씨와 B씨는 숨지고 아빠 품에 안겨 바닥으로 떨어진 아들은 다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부인 베트남인 C씨는 당시 시장에 과일 장사를 하러 나가 집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해당 아파트는 고층 건물 화재 시 발코니를 피난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주택법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노후 아파트로 확인됐다. 1992년에 지어져 화재 등 비상시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경량 칸막이, 스프링클러 등의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고와 관련해 A씨의 고모는 지난 12일 “(A씨 아들에게) 어디서 불이 났냐고 물어보니 ‘옷 방에서 불이 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A씨 아들이 처음 불이 났다고 지목한 방은 부산소방본부가 지난 10일 현장 합동 감식에서 불에 탄 정도가 가장 심해 발화지점으로 추정한 곳과도 일치한다.

A씨의 유족들은 이 방이 생활하거나 잠자는 곳이 아니라 옷을 쌓아두는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일가족이 현관문을 통해 대피하지 못하고 발코니로 피했던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A씨 아들의 진술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부산시와 부산진구청, 부산진구다문화센터 등은 남은 A씨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시는 다리 골절 등 중상으로 수술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A씨의 아들을 위해 지역 내 유관기간과 의료비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또 부산형 긴급복지 지원과 함께 상해사망과 관련한 보험금 지급, 국민안전보험을 통한 의료비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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