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로 버텨".. 불황·전기료 인상 '악재' 덮친 가전업계

에너지효율 1급에도…"에어컨=전기 먹는 하마"
전기료 인상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 '사자' 행렬
에어컨이 2Q 효자인데…"무더위라도 도와주길"
  • 등록 2023-05-22 오후 3:25:22

    수정 2023-05-22 오후 7:30:2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지만 가전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에어컨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견인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글로벌 불경기에 전기료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올해 예년을 웃도는 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가전업계는 무더위가 에어컨 수요를 자극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가전매장에 에어컨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1)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8원 상승했다. 기존 요금에서 5.3% 올랐다. 4인 가구의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을 332㎾h로 계산할 때 가구당 매월 전기요금은 약 3020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업계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에어컨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가전시장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에어컨이 2분기 실적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봤으나 이 같은 기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가전업계는 작년부터 전기요금이 오를 기미가 보이자 자사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올해 삼성전자(005930)가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 에어컨 갤러리 모든 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이 1~2등급이고, 기존 1등급보다 냉방 효율이 10% 더 높은 초절전 모델도 내놨다. LG전자(066570) 역시 올해 휘센 타워 에어컨의 전 라인업을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으로 맞췄다. 또 ‘외출절전’ 기능을 도입해 거실에 사람이 없으면 에어컨이 알아서 절전모드를 작동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사이에 깔린 ‘에어컨은 전기 먹는 하마’라는 인식은 지우기 어렵다는 게 가전업계의 하소연이다. 실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한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이마트의 선풍기 매출 신장률은 313.5%에 달한 반면 에어컨은 7.4%에 그쳤다. 가전업계로선 에어컨 대신 가격이 저렴한 선풍기 판매가 늘어나는 게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여왔지만, 에어컨은 켜는 순간 전기요금 폭탄을 맞는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며 “경기가 어려운데 전기요금까지 올라, 여름을 앞두고도 에어컨 수요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나마 가전업계가 기대하는 건 무더위다. 전기요금이 오른 16일 강원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5도를 기록해 5월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서울 낮 최고기온도 31.2도로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하는 6월에 중순(12~18일)과 하순(19~25일)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 50%라고 봤다. 때 이른 더위에 이어 역대급 무더위가 올 것이란 예고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날씨가 더우면 더울수록 에어컨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에어컨 판매가 실적을 받쳐주기 위해선 마른 장마와 무더위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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