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편파 재판 vs 앉으라"…정경심 재판서 판사 치받은 檢

檢 "이의있다" vs 法 "앉으라" 시작부터 날선 신경전
공소장 변경 불허로 촉발된 갈등 최고조
공전 탓 추가 기일…정 교수 변호인 "30년 간 이런 재판 처음"
  • 등록 2019-12-19 오후 12:51:39

    수정 2019-12-19 오후 12:51:39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4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시민들이 방청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딸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 받으며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공소장 변경 문제로 촉발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변호인이 아닌 재판부와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증거 관련 논의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시작부터 삐걱댔다.

검찰은 재판에 앞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소송 지휘를 한 데 대한 이의를 표시하는 내용이다. 검찰 측은 의견서 요지를 밝히겠다고 나섰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 측이) 재판부의 예단이나 중립성을 지적한 부분은,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한 데 대해 검찰이 이의를 신청한 내용이 공판조서에 누락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정할 뜻을 밝혔다.

이후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직접 공판에 나온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자리에 앉으라”고 제지했다.

이후에도 검찰 측과 재판부의 공방이 10여분간 이어졌다.

검찰 측은 “공소장 변경 외에도 중요한 쟁점이 많은데 의견도 듣지 않느냐,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고 항의했고, 재판부는 “앉으라”, “기각하겠다”는 등을 반복했다.이 과정에서 재판장인 송인권 부장판사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갈등은 검찰과 변호인 간으로도 번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이의 제기는 가능하지만,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재판부가 설정한 의제에 따르는 것이 기본”이라며 “30년간 재판을 해 봤지만 오늘 같은 재판 진행은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고형곤 부장검사는 “저희도 재판장이 이렇게 검찰 의견을 받아주지 않는 재판을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수사기록의 열람·등사가 늦어진 점을 두고서도 검찰과 변호인 간 책임 공방이 계속됐다.

재판을 마친 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검사들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우리 사법 현실을 보여주는 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공전하면서 추가 준비기일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됐다. 다음 준비기일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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