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구명조끼 끈으로 묶인 男女 고교생.."얼마나 무섭고 괴로웠으면.."

  • 등록 2014-04-24 오후 2:38:22

    수정 2014-04-24 오후 2:38:22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침몰한 세월호 내부에서 구명조끼 끈으로 묶고 있는 남녀 학생의 시신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4일 한 매체는 지난 22일 한 잠수부가 세월호 수색작업 중 구명조끼 끈으로 묶어진 남녀 고교생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발견 당시 뒤집힌 세월호 우현 통로 계단을 올려다보는 형태로, 위 아래로 각각 1개씩 달린 구명조끼 끈 가운데 아래쪽 끈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 안산올림픽기념관 단원고 합동임시분향소 [사진=이데일리 DB]
이들을 물속에서 처음 발견한 잠수부는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무섭고 힘들고 괴로웠겠느냐”며 “나름대로 함께 공포에 맞서고 살려고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잠수부는 혼자서 희생자 2명을 수습할 수 없어 예의를 표한 뒤 구명조끼 끈을 풀어 남학생을 먼저 수습하려고 했지만, 남학생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떨어지기 싫어서 그랬다고 생각한 잠수부는 동료를 불러 시신을 같이 수습했다.

잠수부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물 속에서 본 장면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두 사람이 평안한 마음으로 떠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팽목항으로 옮겨진 두 사람의 주검은 가족들에 의해 제각각 안산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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