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도 필요할 때..융합 더디면 中에 먹힌다

이종산업 융합 창조경제 기회
규제가 융합의 큰 걸림돌
기존 산업 기득권 버려야
SW교육 장기적 안목에서 준비
  • 등록 2014-09-02 오후 2:44:34

    수정 2014-09-03 오전 7:48:41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컨버전스, 다이버전스, 낯선 미래와의 교감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데일리 2014 컨버전스 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컨버전스와 다이버전스를 중심으로 기술발전에 따른 경제, 사회, 문화의 변화상을 짚어보고 미래 비즈니스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국사회도 이제 인터넷 전문은행을 띄울 때가 됐다.”(강임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국영 은행과 동일한 업무 취급이 가능한 민영은행 설립 허가를 받았다. 한국도 규제체제를 개방적, 탄력적으로 가는 논의가 필요하다.” (한종호 네이버 네이버파트너센터 이사)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를 풀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다양한 융합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졌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전자상거래를 넘어 은행 업무에도 뛰어들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파괴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세계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업종간 융합’은 이데일리가 2일 서울 양재동에서 개최한 2014 이데일리 컨버전서 포럼의 토크쇼의 핵심 화두였다.

이종산업간 융합은 창조경제 기회..규제가 걸림돌

창조 경제에서 이종산업간 융합은 하나의 기회다. 토론자들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강임호 교수는 “국내에서도 영업점에서 대면 거래 대신 인터넷·모바일을 주요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온라인 전문은행이 필요하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위기 이후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키움증권이 탄생한 것처럼 증권과 인터넷의 결합은 활발한 데 반해 금융 부분은 여전히 더디다”면서 “지난 2007년 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접었던 논의를 다시 시작할 때가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한종호 이사도 온라인 은행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한 이사는 “최근 카카오가 송금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지만 실제 금융기능을 갖고 있기보다는 은행시스템 위에 카카오 서비스를 올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산업이 융합돼 이용자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산업이 커지려면 산업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다양한 산업이 융합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는 “미국은 보험, 의료, IT가 결합해서 다양한 시범사업을 할 수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각각 별도로 시도할 수밖에 없다”면서 “규제가 융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조신(왼쪽)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 원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컨버전스 포럼 2014’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강임호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함께 논의하고 있다.
기존 기업들의 기득권 “갑(甲) 정신 버려야“

규제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기존 산업을 보호하려는 측면이 강한 게 사실이다. 그만큼 규제를 철폐하려면 기존 산업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타 산업과 만나 상생구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금융, 의료 등 전통산업은 10여 년 전과 비교해 괄목한 성과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각자 자신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고민만 하다 보니 규제가 풀리지 않고 새로운 융합서비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로운 서비스를 기존 산업 규제 틀에 넣으려는 시도는 최소화해야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새로운 서비스를 과감하게 육성해야지 처음부터 규제 틀에 넣고 제한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설명이다.

한종호 이사는 “카카오톡 서비스가 나오자 문자서비스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기간통신서비스로 보려고 했던 것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기존 규제로 끌어들이는 것이 문제”라면서 “플랫폼업체들이 다양한 이용자 가치를 만들려고 해도 이를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견제하는 것도 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SW교육..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준비

토크쇼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위한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융합서비스의 기본은 소프트웨어인 만큼 이를 위한 환경 마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론자들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 정책 방향이 달라진 점에 대체로 공감했지만, 빠른 속도보다는 충분한 검토와 철저한 고민을 통한 교육정책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 SW 개발자 커뮤니티인 OKJSP 노상범 대표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공감하지만, 강제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코딩 교육이 유익하고 즐거우며, 실제 사고하는 방식을 길러줄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민 대표는 교육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일침을 놓았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컴퓨터 시범학교에 다니면서 교육을 받았지만 이후 정책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었다”면서 “교육정책이 입시, 취업까지 꾸준히 일관성 있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은 “이번에 정책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25년까지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은 사실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서두른 것처럼 보이지만 빠른 게 아니다”면서 “10~20년 후 먹거리 산업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더라도 공교육에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시스템을 바꾸자는 게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본 조신 연세대 융합기술대학원 원장은 “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희귀 대나무인 ‘모소대나무’는 4년이 지나도 3cm밖에 자라지 않지만 5년째 되는 해부터 하루에 무려 30cm가 넘게 자라 6주 만에 15m이상 커진다”면서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는 초조함만 이겨낸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올바르게 커져 세계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강임호(오른쪽 첫번째)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컨버전스 포럼 2014’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토론에 참석한 한종호(왼쪽부터) 네이버 이사, 노상범 OKJSP 대표,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 조신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 원장,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강임호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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