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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확정 이후 중국내 반한 감정이 도를 넘으면서 교민 사회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SNS상에 벽돌에 맞아 부서진 현대차 사진들이 올라오는 등 온갖 흉흉한 얘기가 나돌면서 교민들 사이에서는 외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에 파손된 현대 승용차 사진 두 장이 올라오며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벽돌로 내리쳐 뒷 유리가 깨지고 차체 옆쪽이 찌그러진 사진으로 고의로 파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장쑤성 난퉁시에 위치한 롯데마트 인근이며 차량 주인은 한국기업에 다니는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중국 각 지역 딜러를 통해 현황 파악에 나서고 있고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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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사업을 전개하는 이들에게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베이징에서 한국산 화장품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한 사업가는 “최근 사드 때문인지 발주가 크게 줄었다”며 “며칠 전 공안부에서 양회를 거론하며 사업 점검을 나와 놀란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지난 2012년 일본과의 센카쿠 갈등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당시 중일간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열도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국유화를 전격 선언하자 중국은 정치, 경제, 외교, 민간교류 등 전방위에 걸친 강력한 보복에 나섰다. 중국 국내에서는 반일 시위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일본산 차량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반한 감정은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이 부추기는 경향이 크다. 환구시보는 2일 사설에서 한국에 대한 제재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연일 노골적으로 반한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