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한달된 27세 공무원, 극단 선택…유서엔 "못 버티겠어"

유족 "시청이 우리 애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 등록 2022-02-16 오후 2:16:33

    수정 2022-02-16 오후 4:22:24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임용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전북 전주시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의 휴대전화엔 “업무 때문에 힘들다”는 메모 형식의 유서가 발견됐다.

16일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공무원이었던 여성 A(27)씨가 전날 오전 7시 30분경 전주시 덕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이미지투데이)
A씨의 어머니는 출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A씨가 일어나지 않자 그를 깨우려 방에 들어갔다 이를 목격했다.

A씨의 휴대전화엔 “엄마, 아빠, 동생아 미안해 나 진짜 못 버티겠어”라는 글로 시작된 유서가 담겨 있었다.

그는 “온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 직장 그만두는 것보다 그냥 혼자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고 호소하며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속도 쓰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 나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라고 전했다.

지난달 12일 시청에 출근한 A씨는 정식 임용 전 시보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보는 공무원 임용후보자가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에, 적격성을 판정받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거치게 되는 시험 기간 중의 공무원 신분을 말한다.

유족 “과중한 업무로 인한 죽음”…전주시 “유서 있는지 몰랐다”

A씨의 유족은 “시청이 우리 애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울분을 토하며 “이제 막 발령받아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애가 밤 11시, 12시까지 야근을 하고 주말에 쉬지도 못했다. 죽는 날까지 하루도 못 쉬고 일을 한 것 같다”고 호소했다.

또 A씨가 이전부터 동생과 친구들에게 “힘들다”고 자주 말했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다음 날 일어나기도 싫다’고 한탄도 했다. 이는 과중한 업무로 인한 죽음”이라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담당 부서장과 팀장을 불러 조사했다면서 “(A씨가) 평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유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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