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은 민족주의자…잡스보다 그를 배워야 한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신간 '김우중과의 대화"에서 주장
"한국에 뿌리를 박고 성장한 기업인들 더 존경해야"
  • 등록 2014-08-26 오후 3:33:13

    수정 2014-08-27 오전 8:01:34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티븐 잡스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서 더 배울게 많다”고 역설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스티븐 잡스는 위대하다. 그렇지만 한국의 젊은이들은 김우중이나 정주영처럼 한국에 뿌리를 박고 세계로 뻗어나간 기업인들에서 배울 것을 더 찾아야 한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단순히 실패한 재벌회장이 아닌 민족을 먼저 생각한 기업인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북스코프)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전 회장을 애플의 CEO였던 잡스와 비교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잡스보다 김 전 회장에게서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4년 전 김 전 회장을 처음 만난 이래 150여시간 동안 나눈 대화를 토대로 책을 쓰게 됐다. 신 교수는 “처음 김 전 회장을 만났을 때 비즈니스맨인 그가 국가와 민족 공동체 이야기를 계속해 놀랐다”며 “김 전 회장은 무역과 금융을 축으로 사업을 펼치고 싶었으나 정부의 강한 요청으로 중화학산업에 끌려 들어갔고, 결국 국가발전을 위해 정부의 뜻을 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돈만 벌겠다는 사업가였다면 굳이 중화학산업에 발을 내딛지 않았겠지만 민족주의자로서의 면모가 있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대우조선과 대우자동차 등을 주축으로 한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창출만을 생각하지 않는 김 전 회장의 신념 덕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과도 친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신 교수의 주장이다. ‘정경유착’이 아니라 ‘정경협력’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신 교수는 김 전 회장과 잡스를 시종일관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잡스나 김 전 회장은 주변 사람들이 가혹하게 느낄 만큼 완벽주의자로서 면모가 강했다”면서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인격적인 품위라든가 공동체에 대한 생각에서 잡스에 훨씬 앞섰음에도 부실기업인으로 낙인이 찍힌 것이 다른 점”이라며 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 교수는 1999년 공중분해 당한 대우그룹에 대해 “사훈이 창조·도전·희생이었다”며 “민간기업에서 희생을 강조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김 전 회장은 더군다나 조직을 위해서가 아닌 국가, 다음 세대를 위한 희생을 강조했고 이런 사훈이 대우그룹의 경쟁력이었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나아가 “대우는 한국 경제발전의 3박자인 경공업, 중화학산업, 해외건설과 궤를 같이한 가장 민족적인 기업”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등한시해 망했다는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변호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일명 ‘김우중 추징법’에 대해서는 “대우가 몰락할 때 김 전 회장이 23조원을 빼돌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법원에서조차 ‘횡령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징벌적인 차원에서 판결했다’고 말한 게 이를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신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의 처방 및 구조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학자로 유명하다. 경제지 신문기자로 출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9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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