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년부터 코코본드 발행 축소 불가피…자본확충 '비상'

코코본드 배당 기준 '이익잉여금'서 '당기순익' 변경
배당기준 강화…조달금리 높아져 발행 부담
"바뀌 전에 발행하자" 열 올려
  • 등록 2015-11-25 오전 11:15:24

    수정 2015-11-26 오전 9:09:39

[이데일리 문승관 최정희 정다슬 기자] 최근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에 열을 올리는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가 내년부터는 발행조건이 까다로워진다.

특히 연말까지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이 예정돼 있어 쏟아지는 부실채권의 정리를 위해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은행들의 외화채권의 만기가 4분기에만 6조2500억원(약 53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코코본드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필요하다.

코코본드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 기준이 내년부터 강화되면서 은행들도 올해보다 발행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어 재무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배당기준 강화…조달금리 높아져 발행 부담

*우리은행은 8200억원 중 5800억원(약 5억달러)은 외화로 발행, 우리은행은 신종자본증권으로 나머지는 후순위채로 발행(출처: 각 은행)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코코본드를 포함한 신종자본증권의 배당가능금액을 이익잉여금의 총액에서 당기순이익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은행이 유지해야 할 자본비율에 미달했을 때만 적용된다. 코코본드란 은행이 급할 때 자본으로 전입하거나 상각된다는 조건이 붙은 신종증권이다. 바젤Ⅲ 체제에서 자본(주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처럼 매년 이자를 주지만 만기가 없고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어 이자를 배당으로 간주한다.

투자자는 그동안 이익 여부에 상관없이 배당을 받아왔지만 내년부터는 은행이 당기순이익을 많이 못 내면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커져 발행금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으로서는 높은 조달금리를 감수하고 대규모 발행에 나서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의 잣대가 높아져 대규모의 부실채권을 처리해야 하는데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바젤Ⅲ 자기자본 비율규제 도입을 앞두고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코코본드 발행마저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투자자층이 얇은데 이자를 못 받을 위험이 커지면 그나마 있던 투자자도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도 조달코스트가 높아져 자금확충의 창구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해 신종자본증권으로 코코본드를 4~5%대의 금리로 발행했으나 내년부터 이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 자본비율을 늘리려면 이익을 많이 내 내부유보금을 많이 쌓거나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로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일부에선 자본확충을 위해 배당 축소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배당 축소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화하기 어렵다.

“연내 발행하자” 열 올려

은행들은 연내 자본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한 코코본드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3000억원 상당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1조원 규모를, 제주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300억원, 10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3000억원에 이어 내달 3일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지난해 9월부터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는 총 5조9100억원 이었다. 지난해 9월 JB금융지주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시작으로 2014년 4분기중 2조56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가 발행됐으며 올해 들어 11월 현재까지 총 3조3500억원이 발행됐다.

은행들이 앞다퉈 코코본드 발행에 나서는 것은 내년 바젤Ⅲ 자본비율 규제가 시작되면 오는 2019년까지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총자기자본비율을 11.5%까지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 역시 2019년까지 8~10.5%로 늘려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사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기자본비율은 KB금융이 15.85%, 신한금융 13.34%, 하나금융 12.51%, DGB금융 13.33%, 우리은행 13.95%, 기업은행 12.52%, BNK금융 11.37% 등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올해 6월 말 현재 전북은행(7.69%), 경남은행(7.81%), 기업은행(8.59%), 우리은행(8.71%) 등이 낮은 수준이었다.

또 은행들이 발행한 외화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발행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최근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내년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자기자본비율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은행들이 과거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등 자본확충이 시급해져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며 “내년 조달비용이 늘어날 텐데 미국이 연말에 금리를 인상하면 조달코스트는 더 오를 수밖에 없어 앞다퉈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적 중요 은행(D-SIB, Domestic Systemically Important Banks)으로 분류시 2019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 4.5%에서 8~10.5%로 늘려야 함.(출처: 금융감독원)
☞용어설명 코코본드란

코코본드는 2013년 12월 도입된 바젤Ⅲ 제도에서 조건부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말한다. 자본증권으로 발행되지만 원금을 상각하는 후순위채권으로 발행되기도 한다. 후순위채로 발행되는 코코본드는 영향이 없지만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될 때는 배당 요건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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