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작년 미국발 양적완화(QE) 출구전략 여파로 대규모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동남아시아 시장이 정치적 불안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흥국 주가를 나타내는 MSCI 신흥국 지수는 올들어 2% 이상 떨어져 작년 9월 10일 이후 거의 넉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태국 SET지수가 5.70% 폭락하는 등 동남아시아 증시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통화 가치 역시 하락했다. 지난 한 달간 동남아 주요국 통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2.5~4.0%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작년 한 해동안 달러대비 20% 하락을, 태국 바트화도 올해 거래 시작 이후 1.3%의 하락을 보였다.
마이클 사울 마켓필드 어셋매니지먼트 수석연구원은 “(잘 나가는 금융 시장에 비해) 상대적인 신흥국 시장 부진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WSJ은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매도 분위기가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에스텔리토 비아코라 필리핀 BPI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