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 지급 마지막 날이었던 전일(20일) 일부 입주기업이 ‘임금 인상분에 대한 연체료를 추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담보서(확약서)를 써주고 임금을 지급했다.
현재까지 정부에서 파악한 임금 지급 기업은 전체 124개 기업 중 3개 업체에 불과하지만, 복수의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은 최소 7개에서 최대 10여개 기업이 같은 조건으로 임금을 지급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정부 지침 아래 통일된 입장을 보이던 기업들이 일부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당 기업들도 기존 임금대로 안을 가지고 갔다. 이것은 정부 방침을 따른 것인데 북한이 갑자기 담보서에 서명하라고 하니 불가피하게 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담보서 서명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의 공문이나 가이드라인 위배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왜 서명했는지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서명 의도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지 말지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이달 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북한이 일방 통보한 임금 인상 조치를 수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면서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행정적,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지금이 무척 바쁜 시기다. 임금 지급 문제로 북한이 잔업거부나 태업을 하게 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며 “북측 요구대로 담보서를 쓰고 임금을 지급했다고 정부에서 실제로 행정적 제재를 할 정당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