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정국' 주도 이언주, "적당히 하는 투쟁? 결사적으로 해야"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 항의를 해 보수야권 ‘삭발 정국’을 주도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투쟁은 과감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7일 오전 YTN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최근 자신에 이어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같은 당 황교안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까지 연이어 대정부 삭발투쟁에 동참한데 대한 의견을 전했다.

사진=뉴시스

이 의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과 상식의 문제였다”며, “국민적 분노가 진영을 넘어 끓어오르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서도 조 장관 임명 사태가 ‘진영 논리를 넘어선 문제’임을 강조했던 이 의원은 이날도 민주주의, 양심 등 보편적인 의제가 삭발 투쟁의 동기가 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민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양심의 문제 악화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이 의원은 ‘릴레이 삭발이 이어지리라 보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다”며, “모든 사람이 다 (삭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국가정신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수준이 떨어진 것”이라며, “거기 맞서 결기를 모아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삭발 하신 분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 삭발을 두고 정치쇼라며 평가절하하는 데 대해서는 “(조 장관 임명) 강행한 쪽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며, “여권에서도 삭발, 단식 등 극단적 투쟁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나는 그런 투쟁을 폄하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야권의 장외 투쟁으로 국회 업무가 지연되는 데 대해서는 “투쟁을 할 거면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회 업무 중) 이거는 하고 저거는 하고 하면 국민들이 (투쟁을 한다는) 상황인식이 힘들다”며, 과거 단식 투쟁을 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사례를 언급했다.

‘국회 보이콧이 차라리 낫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투쟁이란 건 할려면 결사적으로 해야 한다. 적당히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야권의 강경 투쟁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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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 이력을 시작해 국민의당 이적, 이후 다시 탈당으로 잦은 노선 변신을 해온 이 의원은 내년 있을 총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한국당 입당 제의와 고등학교를 나온 부산 영도 지역 출마설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미묘하게 야권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 의원은 “부산에 관심 있는 건 맞지만 차후 문제”라며, 현 시점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지지기반이 한국당과 비슷하나 또 다르다”며 제3의 노선을 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