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관세폭탄' 더 독해진다…한국도 타격 받나

트럼프 측근, NYT에 재집권시 무역정책 언급
"기존 관세에 10%P 추가하는 보편관세 도입"
무역 대혼란 우려…동맹 韓 역시 타격 가능성
  • 등록 2023-12-27 오후 4:50:57

    수정 2023-12-27 오후 7:26:4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지금보다 10%포인트씩 올리는 보편 관세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할 땐 더 독한 무역 대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 역시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P 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기존 관세에 10%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 트럼프 2기 통상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 5월~2021년 1월 USTR 대표로서 중국 등에 대한 고율 관세정책을 총괄한 핵심 측근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무역과 관련한 핵심 보직을 맡을 게 유력하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언급이 트럼프 2기 무역정책에 대한 강력한 힌트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홈페이지에 올린 공약을 통해 외국산 제품에 대한 ‘보편적 기본 관세 시스템’의 단계적인 도입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후 8월 방송 인터뷰 때 “보편 관세 비율을 10%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관세가 10%인지, 기존 관세에 10%포인트를 추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이날 “후자”라고 답했다. 예컨대 현재 8%의 관세가 붙는 수입 제품에 트럼프식(式) 보편 관세를 적용하면 18%로 높아진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상대로 수출을 하는 세계 각국 입장에서는 대혼란이 일 수 있다. 돌연 대미(對美) 수출이 급감할 수 있는 탓이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생산자 보호를 통한 국내 산업 육성을 이유로 보편 관세 도입을 강조해 왔는데, 그에 못지 않게 중간재 가격 상승, 미국 소비자 부담 가중 등과 같은 폐해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그럼에도 “미국 무역적자 규모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국제긴급경제권법과 관세법에 따라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명확한 권한이 있다”며 강행 의지를 천명했다. 대통령 권한만으로 얼마든지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후임자가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변경할 수 없도록 입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그렇게(관세 부과)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으며 이를 위한 두 가지 경로가 있다”면서 “그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핵심 동맹 韓 역시 타격 받을 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편 관세 도입과 더불어 중국과의 외교 완전 단절까지 거론해 왔다. 그는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4개년 계획을 세워 전자 제품, 철강, 의약품까지 필수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최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중국 등 우리를 학대하는 모든 나라들에게 엄격한 벌칙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한국에 미칠 영향이다. 새로운 보편 관세가 한국처럼 미국과 FTA를 체결한 20여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떠한 결정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NYT에 전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FTA 체결국까지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은 큰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한국 입장에서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이에 더해 미국이 FTA를 돌연 파기하는 사태를 상대 국가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세계 경제·무역 질서는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에서는 이를 둘러싼 비판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제경제 보좌관을 지낸 대니얼 프라이스는 NYT에 “트럼프식 무역정책에 따른 비용을 미국 생산자와 소비자가 부담할 것”이라면서 “지난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를 부당하게 부과했을 때 한국, 일본 등 핵심 동맹국들은 ‘그가 곧 정신 차릴 것’이라고 여기며 보복을 자제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환상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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