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은 버텼지만"…총체적 위기 빠진 러, 장기 침체 가능성↑

유가 하락·노동력 부족·기업 투자 감소로 경제 퇴보 국면
"단기 회복력 있지만 장기 전망 더 암울…中 의존 심화"
  • 등록 2023-03-29 오후 2:58:00

    수정 2023-03-29 오후 7:35:4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에 직면했으며 글로벌 기업들로부터는 외면받고 있다.

서방의 제재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AFP)


고유가 끝나자 재정악화…노동력·투자 감소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째에 접어들고 서방의 제재가 거세지면서 러시아 정부의 세입은 쪼그라들고 경제는 장기 저성장 궤도에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쟁 발발 직후에는 러시아의 주력 수출품목인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러시아 경제를 떠받쳤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드는 시기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감축이 겹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덕을 본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가뜩이나 통화 긴축 정책과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경제에 경기 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정부 세입 감소 △노동력 부족 △투자 감소 등으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는 것이다.

우선 러시아 정부에 막대한 자금을 대주던 에너지 수출액이 급감했다. 각국은 러시아를 대체할 에너지 공급처를 적극 모색했고,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더해 지난 겨울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수요도 제한되면서 에너기 가격이 내려갔다. 작년 말부터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자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더 하락했다.

최대 수출품 가스와 석유가 주요 고객을 잃으면서 정부 재정은 경색되고 루블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올해 1~2월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수입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재정적자는 340억달러(약 44조원)에 달했다. 이는 러시아 전체 경제 생산의 1.5%가 넘는다.

또 강제 징집과 이를 우려한 청년들의 해외 도피로 노동력이 줄었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기업 투자도 감소했다. 모스크바 가이다르 경제정책연구소는 1993년 관련 기록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노동 위기라고 경고했다.

군 의무 동원과 이를 피하기 위해 청년들의 해외 도피로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 AFP)


“단기보다 장기 전망 어두워” “1~2년에 끝날 문제 아냐”

전문가들은 안팎으로 곤경에 처한 러시아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회복력을 보여주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노동력, 투자 등 주요 경제 성장 엔진이 꺼진 와중에 물가는 높고 소비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의 마리아 샤기나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의 단기적 회복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전망은 어둡다”라며 “러시아는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나국제경제연구소 소속 경제학자 바실리 아스트로프는 “1~2년에 그칠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 경제는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러시아 경제가 각종 제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군수품 생산 등 전쟁 비용 지출에 따른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WSJ은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를 떠난 전직 러시아 중앙은행 간부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전쟁 관련 지출은) 진정한 의미의 생산적인 성장이 아니다. 이는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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