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주형환 장관 "석유화학산업 군살 빼야"

  • 등록 2016-09-28 오후 1:30:00

    수정 2016-09-28 오후 1:3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10곳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컨설팅 보고서에서 따르면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4개 품목(12%)에 대해 속도감 있는 사업재편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간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석유화학 공급과잉 수준 및 사업재편 방안이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발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형환입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님과 업계 대표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석유화학산업의 중요성 >

우리 석유화학산업은 국민총생산의 7퍼센트를 차지하고 제4위의 수출산업입니다. 또한, 자동차, 전자, 섬유 등 주력산업에게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중추적인 기간산업입니다.

< 글로벌 환경의 변화 >

그런데, 우리 석유화학산업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중국은, 그간 정책적으로 자국산 비중을 높이는 양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기업 구조조정 및 설비 대형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투자와 공격적인 M&A를 추진하여,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질적인 성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산업의 강국인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결합을 통한 대형화와 비효율적인 설비 감축을 꾸준히 추진하여 전자재료, 고기능필름, 토너원료 등 첨단 정밀화학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구축하였습니다. 미국과 EU 등 전통적인 선진국들은, 경쟁우위 확보가 어려운 일반 플라스틱 등 범용분야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핵심역량과 관련이 없는 부분은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일지라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M&A를 통해 바이오, 친환경 농화학 등 고기능성 소재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우리 업계의 노력과 한계 >

물론, 그간 우리업계도 의미있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삼성이 화학부문을 롯데와 한화에 매각하고, LG화학은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 등 사업재편이 있었지만, 최근 저유가로 인해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실적을 거두면서 사업재편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다시 시들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의 경영성과에 대해 국내 업계에서는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호황기를 맞았지만,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후발국의 증설 등 공급과잉이 나타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중국·인도와 같은 후발국이 발 빠르게 추격해 오고, 선진국들은 고부가 영역으로 큰 폭으로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추월에는 실패하고, 후발국에게는 따라 잡히는, 이른 바“Stuck in the middle“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들립니다.

< 선제적 사업재편의 필요성 >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고유가 등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요인들에도 흔들리지 아니하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면, 무엇보다도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석유화학협회에서 발표한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4개 품목에 대해속도감 있는 사업재편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단기간 설비 조정이 필요한 품목으로 테레프탈산(TPA)과 폴리스티렌(PS)을,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 품목으로의 조기 전환이 필요한 품목으로 합성고무(BR, SBR)와 폴리염화비닐(PVC) 등이 지목되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환부라도, 이를 방치하면 큰 병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비록 제시된 4개 품목이 우리나라 석유화학 총생산량에서 12%에 불과하다고 할지라도,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유화학 대기업들이라는 점에서,석유화학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인식과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1차적인 잣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설비 통폐합 등 선도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기활법”에 따른 세제, 금융, R&D 등 지원제도와 함께, 상법과 공정거래법 상 절차 간소화를 비롯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 경쟁력 강화방안 >

이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고, ‘컨설팅 보고서’를 참조하여,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동 방안에는 현재의 범용석유화학에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기능성 화학소재와 첨단 정밀화학을 중점 육성함으로써,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종합화학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제시될 예정입니다.

< 당부 말씀 >

우리 석유화학업계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발을 맞추어, 속도감있는 사업재편과 함께 현재 2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석유화학분야 R&D 비중을 선진국 수준(일본 6%)으로 확대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춘추(春秋) 좌씨전(左氏傳)에는 “거안사위 사측유비 유비무환(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이라 하여, 평안히 지낼 때에도 위태로운 때를 생각해야 하고, 위태로운 때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준비가 있어야 하며,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할 일이 없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의 미래는 여기 계신 대표님들의 판단과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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