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수빅조선소로 '날개'..초대형 원유운반선 첫 수주

원유운반선6척, 컨테이너선 2척..8억 달러 수주
필리핀 수빅조선소서 건조..45척 계약 성사
  • 등록 2014-04-09 오후 5:36:07

    수정 2014-04-09 오후 5:36:07

한진중공업이 수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와 같은 선박 . 한진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진중공업이 글로벌 조선 빅4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한때 값싼 인력을 찾아 국내 영도조선소를 등지고 외국으로 떠난다는 비난을 받으며 혹독한 노사갈등을 겪었지만 노사가 힘을 모으면서 국내·외에서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중공업(097230) 해외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영국선사인 나빅8사와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초대형 유조선) 6척, 다른 유럽소재 선주사와 컨테이너선 2척을 8억 달러에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한진중공업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도조선소는 1937년 설립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소로 부지가 좁아 그동안 원유운반선(초대형 유조선) 수주전에 참가조차 힘들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최신 설비와 세계 최대 도크를 갖춘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완공하면서 초대형유조선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수빅조선소는 넓은 부지와 도크, 저렴한 인건비, 고용량의 겐트리크레인을 통한 생산성으로 한진중공업의 도약대가 되고있다. 축구장 7개를 합쳐 놓은 크기로 총면적은 300만㎡ 규모다. 길이만 550m가 넘는 세계 최대규모의 도크 2개를 갖췄다. 수빅의 10분의 1에도못 미치는는 25만㎡에 불과한 영도조선소의 작은 규모로 경쟁력을 잃어가던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에 버금가는 규모를 확보한 것이다.

인건비가 급상승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조선사들은 STX다롄을 포함해 모두 위기에 몰렸지만, 필리핀은 인건비가 월 30만 원에 불과한데다 한진중공업의 인지도가 더해지면서 수빅을 선호하는 선주가 늘고 있다. 또 수빅조선소의 활성화는 국내 조선기자재업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수빅조선소에서 필요한 조선기자재의 85%는 영도조선소 인근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작년 중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로 수주한 데 이어 올 들어 30만t급 VLCC와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수주하며 초대형선 신조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원유선은 재화중량톤수 기준 30만t급으로 선박의 길이 333m, 폭 60m, 깊이 30m의 제원에 15노트의 속력으로 운항하는 최신형 이중선체다. 국내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원유를 모두 실을 수 있는 크기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해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하반기까지 차례대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또 다른 유럽소재 선주사와 1만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한진중공업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선형을 적용한 고연비, 고효율 선박이다.

수빅조선소는 작년부터 이어진 릴레이 수주로 현재까지 모두 45척, 29억 달러 규모의 건조계약을 했다. 2017년까지 3년 치의 안정적인 조업 물량을 확보, 글로벌 조선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진중공업은 부지는 좁지만 기술력을 갖춘 영도조선소에서는 고부가가치 특수선을,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빅조선소에서는 대형 상선과 해양플랜트에 주력한다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조물량 확대 뿐만 아니라 고수익 선종으로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겠다”며 “초대형선부터 고부가가치 선박, 해양플랜트에 이르기까지 건조능력을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마닐라에서 북서쪽 방향 약 110㎞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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