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톺아보기]동국제강 재무개선약정 졸업 의미는?

재무약정기간 고강도 구조조정…차입부담 여전
당분간 회사채 만기대응에 집중해야
  • 등록 2016-06-10 오후 4:56:25

    수정 2016-06-10 오후 4:56:25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요즘 구조조정 계절이다 보니 많은 용어들이 나오는데요, 현대상선(011200)한진해운(117930)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고 동국제강(001230)은 얼마 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동국제강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다는 지난 2일 공시화면


재무개선약정과 자율협약의 차이점은

재무개선약정과 자율협약은 유동성이 좋지 않은 기업을 위한 제도이지만 세부적으로는 다른 개념입니다. 우선 적용대상이 다릅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은 특정기업이 아니라 해당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래서 동국제강의 재무개선약정은 동국제강뿐 아니라 그룹 전체가 대상이었습니다. 자율협약은 그룹이 아닌 특정기업이 대상입니다. 그래서 한진그룹이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것이 아니라 한진그룹의 한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간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또 재무약정은 채권단이 해당 그룹에 통보하는 것이고, 자율협약은 기업이 채권단에 신청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재무약정은 채권은행이 봤을 때 특정 그룹의 빚이 너무 많은데 이렇게 놔두면 빚 갚기 어렵겠다고 판단, 우리와 약속을 맺자고 하는 것입니다. 가령 현재 300%인 부채비율을 100%로 무조건 줄여야 하니까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할건지 계획서를 내라고 해당 그룹에 요구합니다. 물론 해당 그룹은 따르지 않아도 되는데요, 그렇게 했다가는 은행들이 빌려준 대출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만기를 연장해주지도 않겠죠. 그래서 약정을 맺고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반면 자율협약은 기업이 채권단에 먼저 신청하는 것인데요, 기업이 우리도 열심히 노력할 만큼 했는데 안됐으니까 빚을 좀 깎아주거나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유예해달라는 것입니다. 기업이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단은 도덕적해이는 없었는지, 경제적 파장은 어느 정도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심사해서 신청서를 수용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그래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자율협약이라고 나온 것입니다.

동국제강 재무개선약정 조기졸업 의미는

재무개선약정은 통상 3년간 맺는데요, 은행이 정기적으로 이행과정을 평가해서 ‘이만하면 약속한 대로 됐다’고 평가할 경우 흔히 ‘졸업’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동국제강은 2년 만에 조기졸업했다고 나오는 것입니다. 동국제강이 재무개선약정 기간 부채비율을 줄여서 몸을 이전보다는 좀 더 건강하게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재무약정기간 동국제강은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본사사옥(페럼타워)을 팔아서 세입자로 들어갔고, 전방산업 침체로 골칫덩어리였던 선박용 후판사업부의 구조조정도 강도 높게 진행했습니다.

다만 재무개선약정 졸업 자체만으로 획기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전히 순차입금(전체 차입금에서 보유현금을 뺀 순수 차입금)이 2조원이고 그에 따른 이자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동국제강이 채권은행과 맺었던 재무개선약정은 빚을 깎아주거나 출자전환하는 등 채무조정을 해주는 작업이 아닙니다. 갚아야 할 돈은 갚아야 합니다.

회사채 만기 속속 도래…브라질제철소 투자결실 주목

현대상선은 채권단으로부터 빌린 돈이나 시장에서 조달한 공모회사채 등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만, 동국제강은 그런 경우가 아닙니다. 동국제강이 갚아야 할 회사채 만기일정을 보면 △9월 700억원 △12월 350억원 △내년 1월 3500억원 △내년 10월 2000억원 순으로 다가옵니다. 정상적인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이라면 회사채 만기때 또 다른 회사채를 발행해서 갚는 ‘차환’이라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BB+이하)이어서 회사채 발행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국제강의 최근 4년간 신용등급 하락 추이(한국기업평가 기준)


개인에 비유해보면 6개월 후 대출금 1억원 만기일인데 더이상 연장불가를 통보받은 상황이라고 하면 지금부터 월급받아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다 아껴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국제강도 당분간은 이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영업이익이 나고 추가 자구안으로 확보할 자금을 모아서 우선 시장에서 빌린 돈(회사채)부터 갚아야 합니다. 한 마디로 보릿고개입니다. 보릿고개를 지나면 비로소 온전히 영업으로 번 돈을 회사를 위해 재투자도 하고 주주를 위해서도 쓸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볼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동국제강이 그동안 브라질 제철소에 투자해놓은 것이 있는데요, 드디어 화입식(제철소에 처음 불을 넣는 세레모니)을 합니다. 투자의 결실이 생산으로 이어진다는 시작입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원재료를 가져와서 어떠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냐도 사업적으로는 중요한 관전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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