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자금 내놔”…친구 물고문·알몸 촬영한 고1 ‘장난이었다’

  • 등록 2021-07-05 오후 2:48:46

    수정 2021-07-05 오후 2:48:4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동급생을 모텔로 데려가 감금한 뒤 물고문을 하고 수백만 원을 빼앗은 17세 고등학생 A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A군은 피해 학생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유포하는 등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를 협박하기까지 했다.

A군은 온라인 불법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악행을 저지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이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경기 평택경찰서는 동급생 B(16)군에게 수백만 원을 빼앗고 돈을 더 내놓으라며 모텔로 데려가 물고문 한 혐의(중감금치상 등)로 A(17)군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군은 지난 5월부터 B군으로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800만 원 상당을 빼앗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B군이 자신이 요구한 돈을 마련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모텔로 데려가 그를 감금한 채 괴롭혔다. A군은 모텔에서 B군의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 안에 넣어 숨을 못 쉬게 하는 방법으로 두 차례 물고문을 했고, 이 과정에서 B군은 기절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군은 B군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B군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SNS 메신저로 해당 사진을 유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A군의 협박에 못 이겨 할머니 돈을 몰래 훔쳐 다섯 차례에 걸쳐 800여만 원을 갖다 준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B군에게 받은 돈을 인터넷 도박 등으로 모두 탕진했다.

A군의 범행은 B군의 할머니가 뒤늦게 집에 돌아온 손자를 걱정하며 추궁하던 중 드러났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물고문은 장난으로 한 것이고, 돈은 피해자와 함께 썼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군의 끔찍한 범행 방법과 반성 없는 태도는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돈 갈취, 감금과 고문, 협박까지 조직 폭력배와 무엇이 다르냐”, “극악한 짓을 저지르고도 장난이라고 말하다니 무섭다”, “법의 존엄성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고 A군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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