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9년 만에 '한국 지도 원데이터' 반출 공식 요청

구글, 6월 1일 국토부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반출 신청서 제출
정부, 8월 25일 전에 결정..관계부처 모두 부정적
구글, 우리 정부의 보안 조치 요구 수용 안 해
  • 등록 2016-06-07 오후 2:55:19

    수정 2016-06-13 오후 1:54:5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이 지난 1일 국토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한국의 주요 건물 위치 등을 정밀하게 표시한 ‘지도 측량 데이터’를 통째로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구는 9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나, 우리 정부에 공식으로 신청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8월 25일까지 수용 여부를 판단해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닷컴(www.google.com)의 지도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한국의 지도 측량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해 달라고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 신청서를 냈다.

구글이 요구한 지도 측량 데이터는 우리나라 관공서 등 건물의 높이나 위치 등을 측정한 숫자 데이터로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와 결합 시 더 정확한 지도 서비스나 길찾기 서비스가 가능하다.

구글은 한국에서 보이는 사이트에서는 SK텔레콤의 T맵 지도데이터를 이용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는 국내 지도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구글 사이트에선 청와대나 국가정보원 같은 보안 시설의 위치가 흐릿하거나 엄폐(다른 것으로 가려짐)돼 있는 게 가능하지만, 글로벌 구글닷컴 서비스에서는 이런 보안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지난 9년 동안 우리 정부에 지도데이터 반출을 간접적으로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신청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사이버 주권침해’ 우려

구글코리아는 앞서 미래부 최재유 2차관이 주재한 3월 11일 IBM 코리아에서 열린 ‘제6차 ICT정책해우소’에서도 지도 데이터 반출을 강하게 요구했고, 당시 참석했던 국방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언쟁을 벌였다.

당시 구글 측은 구글닷컴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미국 군부대나 CIA 등의 위치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 “(구글이 잘해서가 아니라) 미국 군대가 은폐나 엄폐를 잘하는 것 아닌가?”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구글 측이 주요 보안시설에 대한 우리의 보안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데이터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구글이 글로벌 서비스에서 한국 지도를 정확하게 제공하면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리해지는 규제 완화의 측면도 있지만 구글 미국 본사에 보안조치 없이 우리나라 지도 원데이터를 넘기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구글 본사 쪽에서 새로운 지도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광고 등을 붙이는 게 임박해 9년 만에 직접 거론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구글 측은 여전히 우리가 데이터 제공의 전제로 요구한 주요 시설에 대한 엄폐나 은폐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한국 웹서버에서는 정부의 보안조치(블로킹 등)을 받겠지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구글 웹서버 전부에서 우리의 보안조치를 이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열고, 신청일(6월 1일)에서 워킹데이 기준 60일 이내인 8월 25일까지 수용여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구글에 주면 애플도 달라는 판

구글에 한국 주요 건물의 지도 측량 데이터를 내어 주면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줄줄이 요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이는 국내 데이터의 국외 반출 문제인데 구글에 대한 결정을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애플 등은 국내 보안 규정을 지킬 테니 데이터를 달라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우리나라 초고속 국제연구망인 테인(TEIN)과 직접 접속하길 원하고 있지만 보안 문제로 수년째 거부당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에서 지도 측량 데이터(원데이터)를 모으고 있는데, 중국이나 이스라엘은 정부에서 내주지 않았다. 안보 상황이 괜찮은 국가 중 일부는 내준 경우도 있고, 일부 국가에선 구글이 현지 지도업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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