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헝가리, 폴란드 등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어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응까지는 갈 길이 멀다.
EU, 난민 수용 16만명으로 늘려..1조원 이상 투입
7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9일 유럽으로 몰려온 난민을 배분할 새로운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회원국의 난민 수용 규모를 기존 4만명에서 16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부 국가들이 지난 7~8월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 12만명을 향후 2년에 걸쳐 받아들이기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 3만1443명 수용하고 프랑스가 2만4031명, 스페인과 폴란드가 각각 1만4931명, 9287명씩 받기로 했다. 남은 4만명은 다른 EU 회원국에 배분한다. 영국과 덴마크, 아일랜드는 유럽연합 이민법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은 다른 유럽국가를 통해 건너온 난민이 아니라 시리아 국경지역 난민촌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시리아 난민 2만명을 수용하겠다는 독자적인 계획을 밝혔다.
EU는 난민을 수용하는 회원국들에게 난민 1인당 6000유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총 10억유로(약 1조3395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독일만 난민을 받아들이게 놔둘 수 없기 때문에 난민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방점은 ‘의무적’(obligatory)이라는 단어에 찍힌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난민수용 난색…“기독교인만 받겠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의 빗장은 아직 꽁꽁 닫혀 있다.
폴란드 정부는 향후 2년 동안 위험에 처한 국가에서 탈출한 난민 2만2000명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경제적인 이유로 건너오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난민 중에 가톨릭 신자에 대한 선호도를 드러냈다. 키프로스나 슬로바키아도 기독교인만 골라 받겠다고 밝혔다.
독일 내부에서도 극우세력들이 메르켈 총리의 포용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다른 유럽 국가 정치인들도 독일이 더 많은 난민을 유럽 대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빗장 열렸다”…탈출 이어져 난민 계속 늘어날 듯
이 가운데 난민은 갈수록 늘고 있어 EU의 추가 수용계획으로도 충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하자 더 많은 난민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탈출 러시를 보이고 있다. 시리아는 물론이고 이라크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난민 수천 명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주말 동안에만 난민 2만2000여명이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를 독일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올해에만 독일에 80만명의 난민이 정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독일 인구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난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국가는 독일인 만큼 여기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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