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주식투자?.."조건부 확률 따져라"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재테크를 위해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회사원 A씨. 경영학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관련 서적도 읽으며 실적과 부채 등 기업 내부 펀더멘털을 꼼꼼히 따져 투자했다. 지난 1년간 따져보니 성공 확률은 절반 정도였다. 종목 선택은 좋았다. A씨가 매수한 종목은 실적이 뒷받침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매도 타이밍을 잘 잡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투자기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 주식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다. 아무리 좋은 종목도 기간을 잘못 잡으면 낭패를 보기 일쑤기 때문. 이런 가운데 업종별로 지수대비 초과상승(아웃퍼폼)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업종이 있는 반면, 금새 지수대비 초과 하락(아웃퍼폼)으로 반전되는 업종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승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4년간의 업종 데이터를 분석해 조건부 확률을 주식 투자에 적용해 봤다”며 “그 결과 업종과 종목에 따라서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 갈 부류와 길게 가져 갈 부류로 나뉘었다”고 분석했다.

조건부 확률이란 A가 일어났다는 조건 하에 B가 일어나는 확률을 말한다. 이를 주식투자전략에 대입했다. 즉, 먼저 4주간 지수대비 초과 상승했는지 혹은 초과 하락했는지가 ‘주어진 조건(A)’이며 ‘구하려는 조건(B)’은 이후 4주간 지수대비 초과 상승 혹은 초과 하락했는지 여부다.

지난 2008년 1월을 시작으로 이전 4주간 지수대비 초과 상승한 업종이 그 다음 4주간 또다시 초과 상승한 경우와 초과 하락한 경우의 통계를 냈다. 전업종의 조건부 확률을 구한 결과, 자동차 반도체 소비자유통 필수소재업종 등은 지수보다 수익률이 좋은 흐름이 지속될 확률이 높았고, 비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과 조선 운송업종 등은 4주간 초과 상승한 이후 지수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아웃퍼폼으로 돌아설 확률이 높았다.

반대로 4주간 지수대비 초과 하락한 업종이 그 이후 4주간 초과 하락을 이어간 경우와 초과 상승으로 반전한 경우에 대한 통계를 냈다. 그 결과 자동차 레저·엔터테인먼트 에너지·화학업종 등은 4주간 초과 하락한 이후 아웃퍼폼으로 돌아설 확률이 높았고 운송 증권 건, 조선업종 등은 언더퍼폼을 이어간 경우가 많았다.

이 결과들을 종합하면, 반도체 자동차 소비자유통업종 등은 이전에 지수대비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하더라도 조금 더 보유해 추가적인 수익을 노리고, 비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과 조선, 운송 업종 등은 최근 지수대비 초과상승했다면 수익실현을 빨리 하는것이 유리하다는 것. 반면, 자동차, 레저·엔터테인먼트, 에너지화학업종 등이 최근 지수대비 수익률이 저조했다면 비중을 늘리고, 운송 증권 건설 조선업종 등은 지수대비 저조한 흐름을 보일 경우 비중을 줄이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조건부 확률을 코스피50 종목에 대입했을 경우, 이전 4주간 아웃퍼폼한 삼성전자(005930) 기아차(000270) S-Oil(01095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 등은 아웃퍼폼을 이어갈 확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비중확대를, 한화생명(088350) 하나금융지주(086790) 대우건설(047040) POSCO(005490) 등은 다음 4주간 언더퍼폼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비중축소를 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반면 이전 4주간 시장대비 초과 하락한 종목들 중에 현대차(005380) LG생활건강(051900) 호남석유(011170) 현대모비스(012330)등은 평균반전을 기대하며 비중을 확대하고, 삼성생명(032830) POSCO(005490) 현대상선(011200) 한국전력(015760) 등은 추세적인 아웃퍼폼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물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건 펀더멘털”이라며 “펀더멘털을 먼저 확인한 후 여기에 조건부 확률 통계로 보완한다면 성공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 4주간 지수대비 초과 상승한 종목의 경우, 조건부 확률 적용 시 좌측에 가까울 수록 초과상승을 이어갈 확률이 높고, 우축에 가까울 수록 초과하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