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김성태 단식'에 극한대치 與野, 변한 게 없네?

작년 5월 3일 김성태 드루킹 단식 돌입 격돌
추경정국, 투쟁 한국당·"협조하라" 與 판박이
"정치인 의사표현 방식 바뀌지 않는 게 문제"
  • 등록 2019-05-03 오후 3:12:18

    수정 2019-05-03 오후 5:08:46

김성태 전(前)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지난해 5월 3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제1야당은 추가경정예산안 등 시급한 민생입법 처리에 조건 없이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문재인 정권의 출장소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헌정유린 상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각각 상대방을 향해 펼친 날 선 공세다. 다만 2019년 5월 3일 홍영표 민주당·나경원 한국당 현(現) 원내대표 입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라 정확히 1년 전 같은 날 우원식 민주당·김성태 한국당 전(前) 원내대표가 당 공식회의에서 한 말들이다.

추경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현안을 두고 극한대치를 벌였던 여야의 모습이, 1년이 지난 현재 추경과 공직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이슈로 옮겨와 그대로 재연되는 상황이다. 여야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얼굴이 바뀌었지만 상호 대립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결국 집권여당과 제1야당 모두 변한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5월 3일은 김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조건으로 국회 본청 앞 계단 텐트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면서 그야말로 여야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시점이었다. 우 전 원내대표는 김 전 원내대표 단식 선언에 대해 긴급 현안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집권여당에 굴복하라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제 임기 내 국회 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추가 협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엄포까지 놨다. 마치 패스트트랙 성사 이후 여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 임기 내 나경원 원내대표가 만나주기나 하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과 판박이다.

실제로 우 전 원내대표 임기 마지막까지 경색됐던 여야 관계는 홍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에야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면서 물꼬를 텄다. 현재도 오는 8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 마련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분위기다.

한시 급히 추경 처리를 원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독주하고 있다”며 원외투쟁에 나선 한국당 모습도 변한 게 없다. 심지어 단식 농성과 집단 삭발 등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제1야당의 항의 방식도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김 전 원내대표는 단식에 들어가면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불통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며 “국민여러분들과 함께 한국당은 힘차게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이날 광주 송정역 앞에서 개최한 ‘문재인 STOP! 광주·전남 시·도민이 심판합니다!’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이 정권이 이제 의회까지 지배하려고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한국당이 앞장서겠다. 도와달라”고 한 것과 비교하면 데자뷔처럼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치문화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다음해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1년 전과 지금 국회가 비슷한 상황이다”며 “정치인들의 정치적 의사표현 방식이 바뀌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언제까지 종례의 극단적인 투쟁방법을 계속 사용할 거냐”며 “시대가 변하는 것처럼 새로운 방식의 정치적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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