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아이폰과 신흥국 의존도를 높인 애플은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낸 것이다. 다만 애플의 이같은 쏠림이 향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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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회계법인인 애플이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2014회계연도 3분기(4~6월)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한 77억5000만달러(약 7조9300억원)였다. 매출은 같은 기간 6% 증가한 374억3000만달러였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아이폰과 신흥국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 덕이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신흥국에서는 저가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인 아이폰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50%를 상회하는 애플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에서는 샤오미 같은 토종 스마트폰 업체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짝퉁 아이폰`이라며 비아냥거림의 대상이었던 샤오미는 어느새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시장 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샤오미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1%로, 10%인 애플을 앞질렀다. 삼성전자(18%)와 레노보(12%)에 이은 중국시장 3위다.
비즈니스위크는 `아이폰6`가 출시되면 아이패드의 부진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화면으로 출시될 `아이폰6`가 태블릿PC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6`의 초기 물량을 7000만~8000만대로 잡았다. 전작인 `아이폰5S`와 `아이폰5C` 때의 5000만~6000만대보다 크게 늘었다. 브라이언 코첼로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대화면 스마트폰은 태블릿PC, 특히 아이패드의 성장률을 갉아 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올리는 매출 성장세도 꺾였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성장했지만, 3분기엔 44억8500만달러로 전분기(45억7300만달러) 대비 1.9% 줄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계절적 요인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도 신통치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