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하비' 피해 확산…사망자수 10명으로 늘어

“전례 없는 대재앙…휴스턴, 바다로 둘러싸인 섬과 같아"
"3만여명 집 버리고 대피…수재민 45만명 예상”
피해 복구비용 최대 112조원 이상…"복구 수년 걸릴 것"
  • 등록 2017-08-29 오전 11:57:56

    수정 2017-08-29 오후 2:13:44

물에 잠긴 미국 휴스턴 시내 모습.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례가 없는 ‘대재앙’이다.”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으로 미국을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에 대한 주요 외신 및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비는 미 본토 상륙 후 열대 폭풍으로 기세가 꺾였지만 엄청난 양의 비를 뿌려대며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앞으로 수일 간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은 28일(현지시간) 하비로 인해 50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가 발생, 휴스턴을 중심으로 3만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소 45만명이 넘는 수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까지 10명이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5명이었으나 홍수로 인해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가장 피해가 컸던 곳은 660만명이 거주하는 미 4대 도시 휴스턴이다. 휴스턴 일부 지역은 강우량이 760㎜가 넘었다. 미 기상당국과 언론들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홍수”라고 입을 모았다. NYT는 “휴스턴은 이제 바다로 둘러싸인 섬처럼 보인다”면서 홍수로 주택과 차량, 도로는 물론 다리와 건물까지 침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퍼스크리스티 국제공항이 항공 운항을 재개했지만 휴스턴을 포함해 텍사스주 내 대부분의 공항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이들 공항에선 27일 1817건, 28일 1580건 등 수천 건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휴스턴 경찰은 6000여건의 구조 요청 중 3분의 1인 2000여건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185건은 긴급 구조였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는 이미 투입된 3000명을 포함해 1만2000명 규모의 주 방위군을 전원 투입키로 했으며, 다른 주의 경찰력도 지원받기로 했다.

구조를 기다리다 지친 일부 시민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고립 상황 등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게재했다. 덕분에 다른 생존자들의 손에 구조를 받기도 했다.

미국 휴스턴 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의 대피소. (사진=AFP PHOTO)
문제는 폭우 및 홍수 피해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비는 현재 휴스턴 남서쪽 148km 지점에 머물고 있으며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내달 1일까지 사나흘 간 380~63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불과 일주일 만에 연간 강수량과 맞먹는 1270mm의 비를 뿌리게 되는 셈이다.

미 국립기상청은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텍사스주 남동부 지역 19개 수로와 저수지, 강이 최고 수위를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휴스턴 서쪽에 위치한 애딕스댐과 바커댐 2곳은 제한 수위를 넘어 이미 방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휴스턴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버팔로 베이유는 최고 수위를 경신했다. 최고 수위 기록은 폭우와 홍수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30일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피해도 확대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비 상륙 이후 멕시코만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시설의 25%와 미국 전체 정유 처리능력 10% 가량의 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 등의 업종도 대규모 피해를 입었으며 철도 운송 지연에 따른 손해도 확산되고 있다. 복구에 필요한 노동력 수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비 피해 복구 비용은 최소 300억달러(약 33조8000억원)에서 최대 1000억달러(약 112조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97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가장 많은 피해 복구 비용이다. 향후 피해 규모에 따라 복구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학자 토드 크로포드는 “휴스턴엔 또 다른 100시간이 남아 있다”면서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비교 대상이 없다. 한 마디로 대재앙이다. 피해가 얼마나 될 지는 끝나봐야 안다”고 밝혔다.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홍수와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해 복구 비용 지출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며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27포인트(0.02%) 내린 21,808.40에 장을 마쳤다. 유가 역시 정유시설 폐쇄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2.7%(1.30달러) 떨어진 배럴당 46.57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5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 법한 대홍수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 재난을 위해 힘쓰는 정부 기관과 인원들을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피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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