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진정세인데…장마·폭염에 밥상물가 '들썩' 우려

청상추, 전월보다 130.3% 급등…배추·무·시금치도 올라
올해 3%대까지 내려간 물가…'2%대' 바로미터 총력
라면 등 인하 분위기에도…글로벌 작황부진 예측 나와
"평년 대비 기온·강수량 ↑…수급 안정 계획 추진할 것"
  • 등록 2023-06-27 오후 6:18:35

    수정 2023-06-27 오후 6:18:35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여름 ‘슈퍼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로 인한 집중호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상 여건에 특히 민감한 농산물의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만큼 밥상물가가 들썩인다면 최근 3% 초반대까지 내려선 전체 소비자물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가 공개한 주요 19개 품목 농산물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청상추(4㎏)는 2만6046원으로 전월(1만1311원) 대비 130.3% 급등했다. 배추(중·1포기)는 3000원, 시금치(4㎏)는 2만1020원으로 각각 90.2%, 51.7% 상승했다. 이외에도 △양배추(1포기·48.5%) △무(하·1개·33.3%) △대파(1㎏·26.0%) 등 총 17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꾸준히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3.3%까지 떨어져 2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발표한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6~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2%대 물가가 정책 기조를 경기 부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보고 체감물가 끌어내리기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을 시작으로 농식품부는 제분업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밀가루 가격 인하를 압박 수위를 높였고, 결국 농심은 13년 만에 주력 제품의 출고가를 내렸다.

라면에 이어 과자, 빵 등 식품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 안정세, 지난해 기저효과 등을 이유로 하반기 물가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엘니뇨 현상이 관측되면서 농작물 작황 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산물이 장마, 무더위 등의 영향으로 수급이 어려워진다면 겨우 진정세를 보인 물가를 위협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 여름철 배추(10㎏)와 무(20㎏)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3.1%, 45.8% 뛰어올랐다. 포도(5㎏·47.1%)와 배(15㎏·15.2%) 등 계절 과일도 상승폭이 컸고, 닭고기(1㎏) 가격은 23.8% 오르며 폐사 등 생산성 저하를 반영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덮쳤던 2020년에는 9월 농출수산물가격이 전년 대비 13.5%나 뛰어올라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강원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고랭지양상추 모종을 옮겨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늘리고 수입 조치를 단행해 수급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배추는 작년보다 45.3% 늘린 1만7000톤, 무는 200% 늘린 6000톤을 각각 비축하고, △여름배추 5만5000톤 △여름무 5만톤 △시설채소 5품목 1만5000톤 등을 계약재배한다.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는 돼지고기와 건고추에 대해서는 관세율 인하 조치를 적용하고, 생산 전망 대비 뒤처진 양파의 경우 수입 조치를 협의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청 정보에 기반해 올해 6~8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염두에 두고 수급 계획을 짜고 있다”며 “보통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더 취약한 고랭지 지역를 중심으로 비축량 및 재배 면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양념 채소류들은 수입 물량 계획을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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