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비밀 궁터 '경주 월성' 세상 밖으로

문화재청 사적 제16호 경주 월성 시굴조사 첫 공개
건물지·담장 흔적 비롯 토기·기와 다량 출토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정체성 규명…왕궁 복원 출발점
  • 등록 2015-03-18 오후 2:58:18

    수정 2015-03-18 오후 4:36:30

월성 중앙지역(C지구) 전경(사진=문화재청)


[경주=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신라 천년의 흔적을 간직한 경주 월성(月城)의 비밀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18일 사적 제16호인 경주 월성의 중앙지역(5만 7000㎡·약 1만 7250평) 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하 매장구조의 전반적인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12일 고유제 이후 3개월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월성 내 A·B·C·D 4개 지구 중 중앙지역인 C지구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품질의 향상을 위해 서울 풍납토성과 경복궁, 익산 왕궁리유적, 강릉 굴산사지 등 주요 국가사적을 조사한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삼국사기’의 월성 기록.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에 “파사왕(婆娑王) 22년(101)에 금성 동남쪽에 성을 쌓아 월성(月城) 혹은 재성(在城)이라고 불렀는데 둘레가 1023보였다”고 적혀 있다(사잔=문화재청).
월성은 신라 천년 수도의 궁성터로 역대 왕들이 주거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쉽게 설명해 조선시대로 비유하면 경복궁이 위치했던 장소로 볼 수 있다. 월성은 서기 101년 파사왕이 처음 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삼국사기’는 “파사왕 22년 금성 동남쪽에 성을 쌓아 월성 또는 재성이라 불렀는데 그 둘레가 1023보였다”고 기록한다. 또 ‘삼국유사’는 진귀한 보물을 보관했던 월성 천존고(天尊庫)에 신라의 국보였던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萬波息笛)이 보관돼 있었다고 전한다.

시굴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면에서 불과 52㎝ 깊이의 표토층만 발굴했는데 건물지와 담장의 흔적은 물론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 전반에 걸친 토기와 기와 등 다량의 생활도구가 발견됐다.

우선 기단, 초석, 적심 등 건물지 6동과 담장 12기 등이 확인됐다. 이 중 정면 12칸, 측면 2칸의 3호 건물지(28m×7.1m)는 적심 위에 초석을 올렸고 담장과 배수로가 딸려 있다. 유물은 고배, 병, 등잔, 벼루, 막새기와, 귀면기와, 치미 등 통일신라시대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토기에는 ‘정’(井), ‘구’(口)자 형태의 음각기호가 새겨진 것도 있다. 토기류와 기와류의 경우 월성해자, 동궁 및 월지와 유물 출토 양상이 비슷한 것도 특징이다.

월성에서 출토된 도기와 토기류(사진=문화재청).


심영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1914년 일제가 남벽 부근을 처음 파헤친 지 100년 만에 우리 손으로 월성 내부를 조사하는 의미가 크다”며 “천년 고도 경주의 역사정체성을 규명하고 경주 역사문화창조도시 조성과 왕궁 복원의 출발점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시굴성과를 바탕으로 월성의 정밀발굴조사계획을 20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 정식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발굴조사에는 최신 ICT(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기록화 연구(사진학·영상공학·측량학), 성벽 축조공법 연구(토목공학), 절대연대 연구(물리학), 고대 지역생태환경연구(지리학·생물학), 고대 토지이용전략 연구(지형학·도시공학) 등 다양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병행한다.

월성 3호 건물지와 부속 시설(사진=문화재청)
월성에서 출토된 7세기 제작 수막새(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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