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폐위기 대한전선, 개인투자자들 경영진에 손배소송

개인투자자 121명 전현직 경영진 상대 57억 손배 청구
오너 3세 설윤석 전 사장, 강희전 현 대표 등 포함돼
"분식회계로 잘못 투자해..감사맡은 안진도 배상 책임"
  • 등록 2015-03-17 오후 1:30:00

    수정 2015-03-17 오후 1:30:00

[이데일리 박형수 조용석 기자] 재무구조 악화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대한전선에 또다른 악재가 터졌다. 개인투자자 120여명이 오너 3세인 설윤석 전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대한전선 경영진을 상대로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한전선이 분식회계를 반영한 허위 재무제표로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등을 작성한 탓에 주식투자에서 손실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중 대한전선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7일 법조계와 법무법인 한결에 따르면 2012년 4월2일부터 2014년 12월3일 사이 대한전선 주식을 샀다가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 121명이 대한전선과 현 경영진, 안진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설윤석 전 사장과 손관호 전 회장 뿐 아니라 강희전 대한전선 대표를 비롯한 현직 경영진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한전선이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며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검찰 고발 등 중징계를 내렸다. 대한전선은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과소 계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당기순이익 또는 자기자본을 부풀렸다. 허위 재무제표가 기재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혐의도 확인됐다.

대한전선은 지난 2011년 계열사인 대한시스템즈에 대금 상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전선을 공급했다. 악성부채에 시달리던 대한시스템즈는 대한전선에 지급해야 할 납품대금으로 대출금과 이자를 갚았다. 대한시스템즈는 대한전선 오너 2세인 고 설원량 회장의 아들인 윤석, 윤성씨의 개인회사다. 대한전선은 받지 못한 전선대금 2270억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지 않고 당기순이익으로 회계장부에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또 개발이 중단된 주상복합건물 신축사업을 마치 계속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원고들은 허위로 기재된 대한전선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주식을 샀다”며 “대한전선의 실제 재무상태를 알았다면 투자하지 않거나 낮은 가격에 매수함으로써 손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제125조’에서는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의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을 기재하거나 중요사항을 표시하지 않아서 주식에 투자한 자가 손해를 봤을 때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 이사 등이 손해 배상을 하도록 규정했다.

이들은 대한전선뿐만 아니라 회계감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매출채권 등의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에 대한 감사절차가 소홀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부실감사를 근거로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3년 동안 대한전선에 대한 감사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이 요구한 손해배상 규모는 대한전선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주가인 1200원을 기준으로 57억원에 달한다. 거래가 재개돼 주가가 내려가거나 상장이 폐지되면 손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 판시 내용을 보면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규정했다”며 “대한전선과 안진회계법인 등은 원고측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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