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이번엔 대구…이케아와 `닮은 듯 다른` 공략법

국내 최대 플래그숍 오픈..단일층으로 쇼핑 편의↑
지방 광역시 중심 플래그숍 20개까지 확대
원스톱 프리미엄 쇼핑+73개 콘셉트룸에 한국적 특성 가미
시내 중심 공략 접근성 높이고 외곽 대형매장도 고려
온라인 중심 유통채널 확대..생활용품 40%까지 늘려
강승수 사장 "이케아 한국서 고전할 수...
  • 등록 2015-08-05 오후 4:01:43

    수정 2015-08-05 오후 9:03:32

[대구=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세계 최대 가구공룡 이케아와 ‘닮은 듯 다른’ 한샘(009240)의 유통망 확대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샘은 오는 6일 대구광역시에 국내 가구업체중 최대 규모의 플래그숍(대형 직매장)을 오픈한다. 이케아처럼 단일층 매장으로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단점으로 지적된 원웨이(일방통행형 쇼핑)를 수정 보완한 공간 구성이 눈에 띈다.

한샘은 전국 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최대 20개의 플래그숍을 열고,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지속 확대한다. 품목별로는 현재 15~20% 수준인 생활용품을 30~40%까지 높이고 건자재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케아 장점에 한국적 특성+쇼핑 편의 높여

연면적 9200㎡의 국내 최대 홈인테리어 플래그숍인 대구범어점은 백화점의 장점과 이케아의 원웨이 쇼핑의 단점을 적절히 믹스했다. 기존 단일건물에 4~5개층으로 구성하던 데에서 벗어나 1개층에 가구부터 주방, 욕실, 인테리어 소품까지 한번에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오는 6일 문을 여는 한샘 플래그숍 대구범어점 평면도. 사진=한샘 제공
입구부터 가운데 넓은 통로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가구관 등이, 오른쪽에는 한샘 키친앤 바스가, 정면에 생활용품관이 각각 자리한다. 이케아처럼 제안된 동선을 따라 원웨이로 쇼핑이 가능하지만, 언제든 메인 통로로 나올 수 있다.

강승수 사장은 “원웨이 동선을 설계하면서도 언제든 메인 중앙통로로 나올 수 있도록 했다”며 “생활용품이나 키친앤바스만을 구경하고 싶다면 가구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샘 플래그숍 대구범어점 모델하우스. 사진=한샘 제공
대구범어점 플래그숍은 입구에 한국적인 평상과 함께 침실, 거실, 서재, 드레스룸 등을 비치해 한 눈에 공간구성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신혼전문관에는 세미모델하우스에 스토리를 담기도 했고, 24평형대 내추럴한 콘셉트의 신혼집을 만날 수 있다. 한샘이 가격대비 최고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매트리스 공간을 지나면 30~40대의 주 타깃고객을 위한 공간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있는 집의 가장 큰 고민인 수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40평대이상 하이엔드 명품관과 공간 완성을 위한 맞춤 패브릭관을 지나 서재, 자녀방을 거치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과 화장실, 그리고 생활용품관이 나온다. 카트가 비치돼 이케아와 비슷한 느낌이다. 생활용품관에서도 유기그릇, 식기건조대 등 한국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인다.

생활용품관 입구에 자리한 한국적인 분위기를 낸 테이블 세팅. 사진=한샘 제공
특히 대구범어점은 13개 라이프스타일 패키지, 73개의 콘셉트룸을 통해 고객이 침대부터 옷장, 소품까지 다양한 인테리어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이케아 쇼룸의 장점을 따왔지만, 한국적인 특성을 가미했다. 강 사장은 “평상 형태의 인테리어, 유기그릇 등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한샘만의 제안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이케아 등 서양의 것만 봐서 그렇지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제품이 있다면 이것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60명에 달하는 대구범어점의 전문 상담인력도 이케아가 갖지 못한 장점이다.

한샘 시내 노른자위 공략…1만2000~1만5000㎡ 대형매장 추진

그동안 한샘의 대형 직매장인 플래그숍 확대 전략은 시내 중심가 위주로 이뤄졌다. 1997년 1호점인 방배점을 시작으로 논현점, 분당점, 잠실점, 부산 센텀점, 목동점 등을 잇따라 오픈했다. 대구범어점 역시 대구의 최대 상권인 수성구 범어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케아가 도시 외곽에 대형 매장을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강 사장은 “현재까지 6개의 플래그숍 중 부산 센텀점 매출이 가장 크다”며 “지방의 라이프스타일, 홈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시장도 커져 전국 광역시에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샘의 플래그숍 확대는 1997년이후 2001년까지 1기와 2009년이후 현재까지 2기로 나뉜다. 1기(방배, 논현, 분당점)에는 국내 처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 매장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이케아 등장에 대비해 본격적인 대형화를 추구한 2기엔 각기 다른 콘셉트로 발전하고 있다. 2009년 잠실점과 2011년 부산센텀점은 원스톱 쇼핑에 더해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케아 등장과 비슷하게 지난해 문을 연 목동점은 기존 쇼핑에 프리미엄을 더해 좀 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공간제안에 나섰다. 대구범어점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쇼룸을 지향하며, 한국 특유의 주거환경에 맞는 집꾸밈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한샘은 연말 수원점과 내년 1분기 강북상봉점 등 잇따라 플래그숍을 열 계획이다.

추후 이케아처럼 도시 외곽에 1만5000㎡규모의 대형 플래그숍을 낼 계획도 있다. 강 사장은 “일단 국내에 최대 20개정도 플래그숍을 오픈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는 15개가량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케아 광명점의 연면적은 13만1550㎡이고, 제품 판매 면적만 5만9000㎡ 다.

‘온라인’에 방점…생활용품·건자재로 ‘승부’

강승수 한샘 사장. 사진=한샘 제공
한샘은 플래그숍 등 매장 대형화와 함께 온라인, 홈쇼핑, 대리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20세기 이케아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면, 한샘은 21세기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케아를 뛰어넘을 계획이다.

강 사장은 “이케아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온라인 시장 급성장이 될 것”이라며 “지난 70년간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을 펼친 이케아에게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샘은 플래그숍 등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함께 온라인으로도 내 집을 꾸밀 수 있는 3D 시스템을 마련하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공간제안을 펼칠 계획이다.

한샘이 3년내 기업과 소비자간(B2C)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에서도 일부 대형 플래그숍 매장을 내겠지만, 주전략은 ‘온라인’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신세계(004170) 등이 뛰어든 생활용품 시장에서의 진검승부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적인 제품, 가격에 비해 품질이 월등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이케아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강 사장은 “품질이 뛰어나지만 이케아보다 저렴한 샘 책장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생활용품 역시 품질을 지키되 수년내 이케아 수준의 가격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15~20%수준인 생활용품 비중을 30~40%수준으로 2배가량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일본에서처럼 이케아가 한국에서 고전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일본색을 많이 띤 니토리가 이케아 등장이후 급성장한 것처럼 한샘도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특성으로 이케아와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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