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줄줄' 고가 패딩에 6억 펑펑..양심불량 14개 공기관 적발

권익위, 지자체, 공공기관 등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조사
9개 지자체, 시설부대비로 스포츠 의류 6억 넘게 구매
시설부대비로 유럽, 호주 출장 정황도 드러나
한국도로공사, 시설부대비 인건비로 불법 전용
  • 등록 2023-12-05 오후 4:21:00

    수정 2023-12-05 오후 4:40:0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시설부대비로 고가 스포츠 의류 등을 구입하고 외유성 국외 출장을 다녀온 14개 공공기관을 적발했다. 시설부대비란 현장 감독공무원 여비, 안전용품 구입비 등에 사용되는 경비를 뜻한다.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 시설부대비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권익위는 1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시설부대비 집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이들 기관의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시설부대비 집행 내역을 조사했다. 14개 기관에는 광역 기초지방자치단체 9곳, 교육자치단체 3곳, 공직유관단체 2곳 등이 포함됐다. 울산, 세종, 충북교육청, 농어촌공사, 철도공단 등이다.

조사 결과 9개 지자체 모두 시설부대비로 고가의 스포츠 의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교육청을 포함한 8개 기관은 출장내역을 허위 등록해 여비를 부당하게 수령했다. 2개 공직유관단체는 공사감독 업무와 무관하게 국외출장 여비를 집행했다.

9개 기관에서 피복비 총 6억4076만원 상당을 부당 사용했다. 피복비는 안전모, 안전화 등 안전용품을 구매해야 하는데, 해당 기관들은 기능성 스포츠 브랜드의 의류와 신발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공사감독과 상관없는 상급 공무원에게도 피복비를 지급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시설부대비를 다 사용하기 위해서 실제 현장과 관계없는 스포츠 브랜드의 상품권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관행으로 내려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8개 기관에서 출장여비 2억8679만원 상당을 부당 수령한 사례도 파악됐다. 이 기관 공무원들은 출장을 가지 않거나 조기 복귀하고도 출장시간을 모두 채운 것처럼 속였다. 임차차량 등을 이용했는데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 것처럼 출장내역서를 허위 등록한 사례도 적발됐다.

2개 기관은 2억8158만원을 외유성 국외 출장 경비로 부당하게 썼다. 시설부대비는 국외출장 여비로 집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공사와 관련 없는 직원들이 해외시찰 명목으로 유럽 각국, 호주 등을 방문하는 데 출장비로 사용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4년 동안 시설부대비 450억원을 소속 직원의 인건비로 불법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는 보상비 약 149억원도 기획재정부의 승인 없이 직원 인건비로 썼다. 보상비와 시설부대비는 국가재정사업비로 용도가 제한돼 있다. 권익위는 한국도로공사와 관련해 수사가 필요한 내용은 대검찰청에, 관리·감독 사항은 기획재정부에 이첩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시설부대비 부당 사용과 관련해서는 해당기관에 통보해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시설부대비는 국민이 낸 세금인 만큼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예산의 부당 집행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공익신고자의 보호와 지원을 두텁게 하기 위해 공익신고 보상금 지급 비율을 보상대상가액의 현행 4~20%에서 4~30%로 확대하고, 포상금 상한액을 기존 2억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7일 차관회의와 12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상한한도인 보상금 지급액 30억원을 없애는 안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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