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 26번 말한 파월…이달 美금리인하 강력 시사

"고용 호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금리결정에 영향 없다"
"미중 무역협상,재개..건설적이지만 불확실성 제거 못해"
0.5%p 금리인하 전망도 하루새 2.8%→28.7% 급부상
S&P, 한때 3천고지 돌파…일각 "0.5%p 인하 기대 과도"
  • 등록 2019-07-11 오후 2:24:16

    수정 2019-07-11 오후 4:11:18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제롬 파월(사진 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에 따른 ‘역류’(crosscurrent)가 지속하는 데다, 6월 고용지표 호조도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무려 26번이나 말했다. 그야말로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그 자체였다는 평가다. 0.5%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리는 이른바 ‘더블샷(double shot) 인하론’까지 되살아날 정도다.

파월 효과로 뉴욕의 3대 주가지수 모두 장중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이 가운데 뉴욕증시 전반을 폭넓게 반영하는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한때 3000 고지를 돌파했다.

불확실성 26번 외쳐…일각 “과도한 대응” 목소리도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 증언의 핵심은 △글로벌 경제역류 현상 △호조를 보인 6월 고용지표 일축 △저물가 지속성 등 세 가지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건설적인 조치이기는 하지만, 경제 전망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제거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아시아에서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확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및 무역전쟁의 여파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저물가와 관련해 “예상보다 더 지속할 위험이 있다”고 밝힌 뒤, 일본의 장기 저물가를 거론,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점도 금리인하론에 무게를 싣는 발언으로 읽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지속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불과 두 달 전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언급한 데서 크게 달라진 대목”이라고 썼다.

파월 의장은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시각에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예상대로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6월 고용지표 호조로 물 건너갔던 ‘더블샷 인하론’은 다시 부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30~3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한 가운데, 0.5%포인트 인하 전망은 28.7%로, 파월 의장의 언급 직전인 전날(2.8%)에 비해 10배 이상 뛰었다.

시장에선 만약 11일 소비자물가지수가 낮게 나오고, 오는 26일 발표될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 포인트(연율) 밑으로 떨어진다면 더블샷 인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랄프 액셀 수석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인하 폭은 0.5%포인트에 더 가까워졌다”며 “내가 들은 것 중 가장 비둘기파적인 증언 중 하나로, 아마 인하 폭을 크게 가져가려는 움직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도 “7월 경제지표에서 추가 경제 둔화가 증명된다면 연준은 더 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잘 알려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더블샷 인하론에 대해 “과도한 대응”이라며 “나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불러드 총재 역시 “올 연말까지 0.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며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며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 등을 봤을 때 경기부양에 나서면 안 되는 시점이고,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부양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AFP
◇트럼프 해임 위협 맞서…파월-하원 ‘동맹’


파월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자신의 통화정책에 대한 미국 하원의 초당적 지지도 끌어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당신에게 짐을 싸서 떠나라고 하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나는 그렇게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법에 의거해 ‘4년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질문에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그를 강등하라고 제안한 적은 결코 없지만, 나에겐 연준 의장을 강등하거나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발언에 대한 일종의 맞대응이다.

하원도 여야 할 것 없이 일제히 파월 의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맥신 워터스(민주·캘리포니아) 하원 금융위원장은 파월 의장에게 “연준은 무모하고 해로운 경제·사회정책을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고압적인 전술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맥헨리(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맞서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스콧(민주·조지아) 의원은 “양당 모두 당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파월 의장과 의회가 ‘동맹’을 맺은 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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