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갑질 아파트' 논란…이번엔 택배기사 '주거침입'으로 고발

강동경찰서, 택배기사 2명 주거침입 고발 건 수사
13일 고덕동 아파트에 호소문 붙여 아파트 측에서 신고
택배노조 "호소 들어줬으면 한 건데…갑질 끝판왕"
  • 등록 2021-04-28 오후 3:12:10

    수정 2021-04-28 오후 3:12:10

[이데일리 공지유 김민표 기자] 한 달여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측에서 문 앞에 호소문을 부착한 택배노조 측을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택배기사들은 이런 조치가 ‘갑질의 끝판왕’이라며 반발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 호소글 배포에 주거침입 혐의 고발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소환장 발부한 경찰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13일 ‘택배 기사 2명이 무단으로 아파트 복도에 들어와 집 앞에 전단을 꽂아 뒀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아파트 측으로부터 접수해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앞서 택배노조 측은 개별배송을 중단하고 택배 물량을 단지 입구에 놓기 하루 전인 13일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출력해 각 세대에 꽂아뒀고, 이를 본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피고발인인 택배기사 2명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 측은 아파트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강동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사를) 주거침입으로 고발한 것은 보편적 상식을 무시하고 갑질의 끝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로부터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다는 정찬관 택배노조 조직국장은 “14일 (개별배송을 중단하고) 물건을 아파트 앞에 놓기 전에 주민들 한 분만이라도 절절한 호소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유인물 한 장을 건네려 한 것”이라며 “저희가 거기에 주거침입을 해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 조직국장은 이어 “과로사로 안 죽고 당당하게 택배노동자로 사람답게 일할 수 있게끔 도와주십사 하는 것이 주거침입이라면 더 다가서겠다”며 “택배노동자가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고덕동 A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택배 차량의 지상 도로 출입 제한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택배차량들은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일반 택배차량(탑차)의 높이는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보다 높은 약 2.5m 정도로, 높이가 낮은 저상택배로 개조하거나 교체하지 않을 경우 이용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지상 통행금지 이후 택배기사들이 물건들을 단지 후문에 쌓아두고 가는 ‘택배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택배기사들은 저상탑차를 이용한 배송은 기사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노동강도를 높인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아파트와 택배사 측에 논의를 통한 해결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번 고덕동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상식을 넘은 행위는 사회의 공정을 바라는 국민의 비난의 대상”이라며 “고덕동 아파트 문제가 불거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입주자대표회의와 택배사들은 얼굴 한 번 비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다음 달 1일 찬반투표를 통해 총파업을 포함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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