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동운항의 탈을 쓴 항공사의 꼼수

  • 등록 2016-01-26 오후 2:47:52

    수정 2016-01-26 오후 4:38:39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설 연휴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이 고향인 기자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기차표 걱정부터 앞선다. 번번이 예매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결국, 차선으로 택하는 건 비행기다.

10년 전만 해도 비행기표가 기차보다 꽤 비쌌다. 저비용항공사(LCC)와 KTX가 생기면서 두 운송수단의 가격 차이는 많이 좁혀졌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차이는 적게는 1만~2만원 정도다.

그렇다 보니 명절이 아니더라도 비행기를 종종 이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시간대와 가격을 모두 고려해 항공사를 결정한다. 여정의 성격에 따라 가격을 더 내더라도 좋은 서비스를 원한다면 대형항공사를 선택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저가항공을 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김포-부산 노선에서는 이런 고려(?)가 통하지 않는다. 부산으로 가는 아시아나 티켓을 항공권 구매 사이트에서 살 순 있지만, 실제로 김포-부산에 투입되는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는 단 한대도 없기 때문이다.

표값도 다르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보다 4000원 더 비싸게 티켓만 판매하고 승객을 모두 자회사인 에어부산으로 보내고 있다. 아시아나 측에 물었더니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코드쉐어(공동운항)’을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억측도 이어졌다. “모든 노선에 여객기를 다 투입할 수 없지 않느냐”라는 황당한 대답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아시아나는 김포-부산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215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일리지는 해당 항공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유동자산이 아니지만, 현금으로 환산한다 해도 215마일리지는 3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사실 이마저도 지난해 7월 220마일에서 줄어든 거다.

단 한 대의 여객기도 띄우지 않으면서 ‘공동운항’이라는 명목하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항공사의 민낯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대한항공(003490)과 진에어도 ‘인천-비엔티안’ 등 일부 노선에서 이런 명목으로 ‘꼼수’ 공동운항을 시작했다는 거다.

제주공항 폭설 대란이 겨우 지나갔다. 천재지변이었는데도 쏟아지는 승객의 불만을 처리해야 하는 항공사는 억울할 법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꼼수에 상처를 받는 승객들의 마음도 한 번쯤 헤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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