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연금·국가대표 '빨간불'...국감서도 "믿고 싶지 않다"

  • 등록 2021-10-12 오후 1:38:32

    수정 2021-10-12 오후 1:38:3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동료 선수 욕설과 고의 충돌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메달 연금과 대한민국 체육상 수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심석희 논란 관련 질문을 받았다. 정 의원은 논란이 된 심석희의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며 “저도 믿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고의성을 갖고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오는 15일 시상 예정인 대한민국 체육상 관련 “지금 빙상연맹하고 저희하고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심석희에게) 상을 주는가, 안 주는가?”라고 물었고, 이 회장은 “좀 더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또 심석희가 경기력향상연구 연금 대상인 점에 대해서도 “모든 제반 문제들이 사실 행위에 대한 확인 먼저 선행되어야 그다음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심석희, 최민정(왼쪽)이 2018년 2월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넘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이 회장은 “(심석희는) 현재 최민정 선수하고 대면을 피하도록 조치했다. 지금 집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심석희의 국가대표 선수 자격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선수를 비하하고 고의로 충돌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심석희는 전날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욕설 대상이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3·성남시청)과 김아랑(26·고양시청) 등에 사과했다.

그러나 ‘브래드버리 언급’과 관련해선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와 최민정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충돌이 생겼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심석희에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변호인 의견서에는 심석희가 국가대표팀 C코치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가 포함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심석희가 최민정과 김아랑 등을 향한 욕설과 함께, 최민정에 대해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 한참 뒤처져 있다가, 앞서 달리던 안현수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등 4명이 한꺼번에 엉켜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마지막 바퀴에서도 최민정이 외곽으로 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앞서 달리던 심석희와 코너 부근에서 엉켜 넘어졌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아 실격처리됐고, 최민정은 4위로 밀려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석희는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나와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

대한빙상연맹은 전날 회의를 열어 심석희에 대해 대표팀 강화 훈련 제외, 월드컵 시리즈 1~4차 대회 출전 보류, 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한 ‘고의 충돌 논란’ 조사 등을 결정했다.

한편,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빙상경기연맹뿐 아니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해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을 비롯해, 심석희와 국가대표 C코치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는 “당시 최민정은 팀 동료와의 충돌로 인해 획득이 금메달을 어이없게 놓쳤을 뿐만 아니라, 무릎 인대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하고 절뚝거리며 걸을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며 “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려 ‘브래드버리’를 했다면 이는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어,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의 이에 대한 진상 파악 및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 대표는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1000m 경기를 앞두고 심석희와 C코치가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얘기를 반복했으며, 실제로 경기에서 둘 사이에서 오간 대화와 똑같은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고, 서로 칭찬하고 기뻐하는 대화 내용은 심석희와 C코치가 의도적으로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심석희가 최민정의 500m 경기에서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는 문자 내용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팀 동료의 경쟁자인 중국 선수를 응원하였다는 점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로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댓스포츠 측은 “최민정과 함께 국가대표팀에 속한 심석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심석희와 향후 같은 공간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은 최민정에게 심각한 스트레스와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최민정은 이번 일로 인한 충격으로 향후 심석희와 함께 훈련하거나 대회에 출전하는 상황에서 평창올림픽 때와 똑같은 상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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