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 전 부회장은 실패로 끝난 이번 쿠데타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오른쪽)을 끌어들여, 신 총괄 회장이 강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결과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동생 신동빈 친정 체제 시대의 개막을 앞당겨 줬다.
28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을 비우자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 친족 5명과 함께 신격호 총괄 회장을 대동해 지난 27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동빈 회장은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하루 전인 26일 일본으로 건너가 있는 상태였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 회장 일행은 일본 롯데홀딩스 사옥에 모습을 드러내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신동빈,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지시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1인자인 신격호 총괄 회장을 앞세워 동생 신동빈 회장에 정면 반기를 든 것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신 회장은 현장에서 “신격호 총괄 회장의 해임 지시가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만큼 효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자리를 나왔다. 이후 다음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신 총괄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과 일본 롯데홀딩스 기존 임원들에 대한 지위를 재확인했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던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를 정식 진압 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 회장의 해임과 관련 “신격호 총괄 회장을 단순히 해임한 것이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신 총괄 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신격호 총괄 회장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견상으로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해임을 지시한 부친 신격호 총괄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강제 후퇴시킨 것이다. 또 이번 조치로 신동빈 롯데 친정 시대도 결과적으로 앞당겨 지게 됐다.
한편, 신격호 총괄 회장은 지난 1948년 롯데를 설립한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67년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