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호조세에 달러화 약세 지속…유로·엔 부각

  • 등록 2018-01-15 오후 2:46:11

    수정 2018-01-15 오후 2: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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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엔화의 인기가 상승,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뜻하는 ICE 달러지수는 지난 12일 90.97까지 하락해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작년에도 10% 가량 하락하는 등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는데, 이같은 기조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외환 선물시장에서도 달러화 순매도 포지션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 세제개편이 크게 부각됐던 지난 해 12월 이후 달러화 순매도 포지션은 한 달 이상 감소하는 등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업들이 해외 유보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서다. 하지만 최근 몇주 동안엔 유로화 강세를 점치는 베팅이 늘어나며 달러화 순매도 포지션도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소시에테제너랄의 키트 저키스 스트레티지스트는 “통화정책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이 먼 유럽과 일본 등의 통화가 투자자들에겐 가장 유리해 보인다”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뻔한 스토리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조심스럽게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간의 양적 완화를 끝내고 금리인상 등 긴축 정책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CB와 BOJ는 아직까진 경기 부양책을 병행하고 있지만, 향후 연준과 보조를 맞춰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 금리 상승세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낮은 수준의 금리가 좀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 하에 자산을 축적했던 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신문은 “미 다우존스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최근 수개월 동인 미 증시 주요 지수들은 해외 지수들보다 뒤쳐져 있다”면서 “시장이 지난 10년 간 큰 수익을 기대했던 예전 투자자들의 전망과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이 달러화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뜨리고, 상대적으로 유로화 및 엔화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게 만든다고 TD시큐러티스의 마크 맥코믹 북미 FX 전략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거나 물가 상승을 시사하는 소식에도 달러화 가치는 좀처럼 오르질 않고 있다.

실례로 지난 12일 발표된 미 물가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미 국채 수익률도 지난 수주일 간 상승했지만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자산운용사 하이다르캐피털매니지먼트의 사이드 하이다르 대표는 “달러화 강세를 유도할 만한 긍정적 요인들이 사실상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화가 말레이시아, 칠레, 콜롬비아 등 원자재 생산 신흥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의 감세 정책이 재정 적자를 확대시켜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 통상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일부 채권을 팔아 이를 상쇄시킬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지난 해 6640억달러였던 미 재정적자가 2019년엔 1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4%에서 5% 수준으로 재정적자가 커지는 셈이다.

한편으론 최근 달러화 약세가 단순한 시세 등락에 따른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저점 대비 25%나 오른 것은 펀더멘털을 상회한 상승폭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해외 사업 비중이 큰 미 대기업들에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미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 수출을 늘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정책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되면 미 경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적정 가치보다 높아진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연준의 통화정책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달러화가 급락할 경우엔 물가상승률이 미 의회와 투자자가 예측하는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어서다. 연준 3인자로 꼽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감세 정책으로 미 경제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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