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과 림프부종은 달라 … 암 환자 두 번 울리는 림프부종 ‘데코벨’로 적극 치료

  • 등록 2023-09-26 오후 3:49:26

    수정 2023-11-09 오후 3:32:5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림프종(Lymphoma)과 림프부종(Lymphedema)은 글자 한 자 차이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다.

림프종은 면역세포(임파구, 림프구)가 종양으로 변한 혈액암의 일종이다. 백혈병, 다발성골수종과 함께 3대 혈액암을 이룬다. 림프종은 쉽게 말해 림프구에 속하는 B세포, T세포, NK세포(자연살해세포) 등에 유전적 변이가 생겨 비정상적인 림프구가 우리 몸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림프종은 올빼미 눈을 닮은 특이한 암세포(Reed-Sternberg 세포)가 있는 호지킨림프종과 이 세포가 없는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고 국내 발병률이 낮은 반면 후자는 예후가 나쁘고 국내 발병률이 높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손상돼 림프 간질에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수분이 축적됨으로써 팔과 다리에 부종과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림프종은 생명을 위협하지만, 림프부종은 이런 위험은 낮되 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 후에 안심하고 있는 환자에게 생겨 오래도록 암 환자를 괴롭히는 암 치료 후유증의 하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암 치료과정에서 림프관이 불가피하게 손상되면 전신의 말단부로부터 중심부로 림프액을 이동시키는 기능이 부실해져 림프액이 고이고 팔다리에 극심한 부종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에는 코끼리 팔다리처럼 퉁퉁 부어오르는 게 림프부종”이라고 설명했다.

림프부종은 암 수술 환자의 약 30%에서 수술 직후 또는 수년 후에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유방암이나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의 여성암 수술 이후에 발생한다. 그래서 림프부종 환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이 남성의 3배를 넘는다. 간혹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암 수술과 함께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서다. 림프절을 절제하면 팔에서 올라온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팔이 붓는다. 마찬가지로 난소암이나 자궁암 수술 시 골반 벽 주위의 림프절을 많이 절제하면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림프부종이 발생하면 초기 6개월 정도는 림프 마사지, 압박스타킹이나 붕대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는다. 50% 이상의 환자는 물리치료만으로 악화되는 속도가 늦어진다.

물리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도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가장 많이 시행하는 게 림프정맥문합술로. 부종이 발생한 지 1년 미만인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심영기 원장은 “림프정맥문합술은 팔이나 다리를 지나가는 림프관을 정맥과 연결해서 막혀 있는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라며 “0.3mm의 림프관을 정맥으로 연결하는 고난도 미세수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20여 년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이 수술은 효과가 기대치보다 낮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이론적으로는 압력이 낮은 림프에서 압력이 높은 정맥으로 배액시켜준다는 자체가 모순이고, 실제로 문합술 후 3개월 이내에 막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림프는 끈적끈적하기 때문에 (=림프슬러지) 그냥 쉽게 배출되는 성질의 물질이 아니다”며 “계속 생겨나는 림프부종액을 수술 후 만들어진 통로로 배출하려는 시도는 망망대해의 바닷물을 몇 개의 하수도관으로 빼내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유했다. 또 수술 후 드물게 예후가 좋은 환자가 있는데 이는 압박치료를 철저하게 실천한 덕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림프절이식술이 림프정맥문합술보다 더 수술 성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2006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또한 수술 결과가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지방흡입술도 림프부종이 심해졌을 때 보다 초기 단계에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림프부종은 수술적 치료로 호전되기 힘든 질병이다.

림프부종이 지속되면 세균 감염으로 팔다리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봉와직염(림프관염)이 쉽게 발생한다. 봉와직염이 발생하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주 재발하면 그 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해진다.

이에 심 원장은 일명 ‘데코벨’ 요법을 제안했다. 디톡스(림프해독, DEtox), 압박요법(COmpression, 압박붕대 및 압박스타킹), 붕대요법(Bandage), 림프슬러지 전기자극 용해법(ELcure)의 의미를 담은 약어다. 붕대요법은 압박요법과 같은 범주이며, 압박붕대의 효과가 압박스타킹 착용보다 10배 이상 효과가 좋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심 원장은 “데코벨 요법을 2~4주에 한번 꾸준히 받으면 환자 대부분이 1년 뒤 평균적으로 10~30%가량 부종의 부피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술의 후유증이나 비용을 고려할 때 굳이 수술을 고집할 필요는 없고 인내심을 갖고 데코벨요법으로 관리해 나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데코벨의 요지는 △림프해독 즉 림프마사지로 림프액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고, 좌훈·관장·식물영양소 섭취 등을 통해 몸을 해독시키고 △의료용 압박붕대로 다리의 피를 상반신으로 짜올려주는 노력을 하며 △엘큐어리젠요법이라는 최신 전기자극치료기로 림프 슬러지를 녹여서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엘큐어리젠 치료기는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아래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낸다. 이런 전기이온분해 특성 때문에 림프 슬러지를 녹일 수 있다. 기존 전기자극치료기(TENS)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심영기 원장은 “압박붕대를 풀면 금세 부종이 다시 부어오른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2018년부터 엘큐어리젠요법을 병행한 결과 이런 불만이 현저하게 줄었다”며 “조기에 치료받을수록 피부 변성이 적게 와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부종이 만성 내과질환 속성을 지닌 만큼 수술보다는 데코벨 요법으로 꾸준히 관리하면서 림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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