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체액 먹여…‘엽기 학폭’ 서당 “학생들 특성상 싸움 잦아” 해명

하동 서당 학폭 폭로 잇따라
피해 학생들 “폭행은 일상…서당에 말해도 달라지지 않아”
서당 측 “학생끼리 일 모두 알 수 없어, 신경 썼다”
경남교육청, 청학동 서당 거주 학생 대상 학폭 전수조사
  • 등록 2021-03-30 오후 2:24:05

    수정 2021-03-30 오후 2:24:05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남 하동 청학동 서당에서 불거진 10대 학생들의 ‘엽기적 폭행 사건’은 서당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사실상 방치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2월 청학동의 한 서당에서 남학생 2명이 동성 학생 1명에게 체액과 소변을 먹이거나 유사성행위를 자행하는 등 엽기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해 학생들은 A(17)군을 엎드리게 한 뒤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항문에 로션을 바르고 립스틱과 변기 솔 손잡이를 넣기도 했으며, 뺨을 때리는 등 상습적 구타도 일삼았다.

서당 측은 사건 발생 후 A군이 퇴소할 때까지 상황을 모르다가 수개월이 지나 수사가 시작되자 그제야 심각성을 인지했다.

사태 파악이 늦은 데 대해 서당 측은 30일 연합뉴스에 “학생끼리 있었던 일을 모두 알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군은 “평소 가해 학생들을 중심으로 폭행이 자주 있었는데도 서당 측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피해 사실을 알려봐야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자가 폐쇄회로(CC) TV 확인만 철저히 했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서당 측이 학생 간 갈등을 일상적인 일로 보고 있어 퇴소할 때까지 피해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A군은 또 자신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10여 명이 일상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장난을 빙자한 주먹질과 빗자루 등 도구를 이용한 폭행이 하루에도 수차례 이어졌다”며 “일부 피해자가 관리자에게 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서당 측은 “학생들 특성상 싸움이 자주 있었고, 상황을 인지하면 곧바로 관련 학생을 분리하는 등 조치했다”며 “폭행 사건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청학동 다른 서당에서도 딸이 변기 물을 마시는 등 또래 여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아들이 흉기로 위협을 당했다는 등 폭력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학부모 중 1명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말을 안 들으면 죽인다면서 학생이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는데, 서당 측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폭로했다.

한편 지난 29일 경남도교육청은 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당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청학동 서당 6곳에 대해 편법으로 기숙학원처럼 운영한 정황이 있어 (학원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 폭력이 재차 발생한 한 학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교습정지 1년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청학동 서당에 거주하는 학생들에 대해 경찰과 함께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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