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케이블방송 현대HCN(126560)이 새로운 스마트 셋톱박스를 출시하며 시청자 사로잡기에 나선다. 음성 검색 및 태블릿PC 연동을 통해 시청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그간 IPTV에 비해 낙후됐다는 이미지를 털고 본격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셈이다.
현대HCN은 28일 서울시 서초동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9월부터 기존 스마트 셋톱박스보다 한 단계 진보한 ‘리얼 스마트TV’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편리한 음성검색..TV본연 기능 강화
현대HCN은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TV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 여러 앱을 구동시키키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빠르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기계를 여러 개 연결하기보다는 하나의 셋톱박스에서 TV, 인터넷, 와이파이, 전화까지 모두 구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음성 검색이다. 리모컨으로 여러 번 채널을 바꾸는 ‘재핑’보다는 리모컨에 ‘말’만 하면 쉽게 채널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채널 중반부에 있는 ‘EBS ENGLISH’ 채널도 굳이 리모컨 버튼을 수십 번 누를 필요없이 말로 읽어주기만 하면 채널을 자동으로 변경할 수 있다. 주문형 비디오(VOD)도 같은 방식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에도 음성 검색은 구글TV를 비롯해 다른 셋톱박스에서도 구현하고 있는 기능이다.하지만 음성인식률이 떨어지고 실행 속도도 느려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현대HCN은 2014년 삼성 스마트TV OS 및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적중률을 높였다. 실제 시연장에서 대부분 음성을 제대로 인식했고, 검색 속도도 상당히 빨랐다. 권기정 현대HCN CTO(상무)는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제공하고, 추천할 수 있는 게 바로 리얼 스마트TV”라고 설명했다.
셋톱박스에는 튜너가 2개 달려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한 채널을 보더라도 다른 채널에서 무슨 방송을 하고 있는지 동시에 확인 가능하다. 특히 현대HCN은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와 연동을 강화했다. 거실에서 누가 TV를 보더라도 방안에서 태블릿PC를 통해 다른 채널을 볼 수 있다.
문제는 IPTV결합판매..가격 경쟁력 떨어져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현대HCN은 인터넷과 TV, 와이파이, 인터넷 전화를 모두 이용할 경우 2만원대 후반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 스마트TV 기능을 강화하면서 상당한 투자가 들어간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기존보다 약 10~20% 오를 경우 3만원대 요금이 예상된다.
유정석 현대HCN 대표는 “IPTV는 사실상 방송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 케이블방송이 아무리 투자를 해도 이를 회수할 수 있는 만큼 가격을 충분히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