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美·日 통화정책에 원-엔 환율 970원대..6년만에 최저

美 금리 인상 논의 vs 日 추가 부양 기대
달러-엔 추가 상승 가능성에 원-엔도 더 떨어질 듯
외환당국 "단기 급등락인지 추세선인지 지켜봐야"
  • 등록 2014-08-26 오후 5:23:38

    수정 2014-08-26 오후 5:54:0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엔 환율이 심상치 않다. 100엔당 970원대로 하락하면서 2008년 8월 이후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원-엔 환율이 1000원대가 무너지며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것처럼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칠지 또는 추세적으로 하락할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외환당국의 입장이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종가(서울환시) 기준으로 100엔당 978.9원을 기록했다. 재정환율인 만큼 104엔대를 기록한 달러-엔 환율과 1016원대로 내려앉은 달러-원 환율을 나눈 결과다. 2008년 8월 22일(976.8원)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원-엔 환율은 지난 21일, 22일 980원대로 내려앉더니 25일 970원대로 추가 하락한 것이다. 나흘 연속 6년만에 최저치인 셈이다. 원-엔 환율의 최저점은 2007년 7월 9일 744.8원이었다.

원-엔 환율 하락은 주로 달러-엔 환율이 주도했다. 달러-엔은 수 개월 간 102엔대에서 움직였으나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로 통화정책이 엇갈릴 조짐이 가시화되자 103엔대로 올라서더니 25일부터 104엔대로 치솟았다.

최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 필요성이 제기된데다 잭슨홀 미팅에서의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발언도 예상보다 호키시(매파적)했다. 반면 일본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악화되자 추가 경기부양책이 제시될 것이란 기대감에 엔화 약세가 강화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당분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하겠다고 시사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유로화나 엔화처럼 완화기조가 뚜렷한 통화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이 단기간에 끝나는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는 강세로 가고, 엔화는 약세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900원정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도 “달러-엔 환율이 101~103엔 사이에서 박스권을 보이다 미국 FOMC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104엔을 터치했다”며 “달러-엔 환율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원-엔 환율도 960원~97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파장이 연착륙됐을 때 가능한 전망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현상 등이 일어난다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엔화가 강세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 역시 반등의 여지가 있단 얘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원-엔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급하게 빨리 상승한 것을 보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엔화는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너무 단기적인 움직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원-엔 환율의 향방에 달러-원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달러-원 환율은 1010원대로 하락하는 등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엔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손은정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얘기가 나온다면 달라질 수 있지만, 1010원에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강하기 때문에 연저점인 1008원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흐름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에선 외환당국을 핑계로 대지만, 신흥국 통화는 뿌리깊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부동산 우려 등 글로벌 리스크에 민감하다”며 “수급(달러 매도 우위)만 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1015원대에서 경계감이 있겠지만, 달러 강세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라 연말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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