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교보문고 저리 비켜…진격의 쿠팡

인텍앤컴퍼니, RTX3080 초도 물량 쿠팡서 판매
쿠팡, 출판사에도 직거래 제안하며 서적판매업 확대
'중간상 저승사자'인가, 소비자 후생 이끄는 '채널 리더'인가
전문가 “능동적 소비에 중간 유통상 역할 사라질 것”
  • 등록 2020-10-13 오후 1:46:28

    수정 2020-10-13 오후 9:38:23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쿠팡의 대공습이 본격화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컴퓨터 전자부품 초도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해 판매하는가 하면 도서를 직매입해 서적판매업에도 본격 뛰어들었다. 그동안 유통의 중간 창구 역할을 했던 용산전자상가나 교보문고·영풍문고와 같은 서점의 입지는 ‘이커머스 절대 강자’ 쿠팡의 참전으로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쿠팡에서 판매한 ‘에이수스 RTX3080’. 현재는 일시품절 상태다.(사진=쿠팡 공식 홈페이지)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수스(ASUS)의 수입사인 인텍앤컴퍼니는 에이수스 TUF Gaming 지포스 그래픽카드 RTX 3080(이하 RTX 3080) 초도물량 100개 전량을 쿠팡에서 90만원대에 판매했다. 해당 물량은 쿠팡에 풀리자마자 곧바로 매진됐다.

인텍앤컴퍼니가 중간 유통상 대신 쿠팡을 택한 까닭은 그동안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중간 유통상들이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붙여 소비자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엔비디아가 2년 전 출시한 RTX 2080 모델은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699달러(81만원)였지만 국내 판매가는 150만 원에 달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부품을 구입해야 했다.

문제는 해외 직구가 점차 간편해지면서 부품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해 쓰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줄면서 수입 가격은 더욱 비싸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부품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유통해 이득을 취하는 인택앤컴퍼니로서는 더이상 상황을 묵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이런 현상을 반기고 있다.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으면 그만큼 저렴하게 원하는 물건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컴퓨터 부품에 끼었던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용산전자상가(사진=용산구청)
도서 시장에서도 쿠팡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달 출판사들에 ‘직거래 사업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도 쿠팡은 다양한 도서를 직매입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진행해 왔지만 출판사와 조건을 조율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도서를 선보일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기존에도 도서를 직매입해 판매해와 별도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출판사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라면서도 고 선을 그었다. RTX 3080 판매 건도 “우리는 판매자가 선택한 채널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쿠팡이 제조자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분야가 늘어날수록 중간 유통상은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소비자들은 정보를 판매자보다 더 빨리 접하고 합리적으로 비교해 선택하는 능동적인 소비를 지향한다”면서 “쿠팡이 아니더라도 해외 직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구매방식을 취하고 있어 중간상의 역할은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쿠팡의 유통 독과점 문제도 기우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저가,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의 이익을 대변해 지지를 얻는 ‘채널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자나 유통 총판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면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가격 및 배송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쿠팡의 약진으로 유통 채널이 일원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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