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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텍앤컴퍼니가 중간 유통상 대신 쿠팡을 택한 까닭은 그동안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중간 유통상들이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붙여 소비자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엔비디아가 2년 전 출시한 RTX 2080 모델은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699달러(81만원)였지만 국내 판매가는 150만 원에 달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부품을 구입해야 했다.
문제는 해외 직구가 점차 간편해지면서 부품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해 쓰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줄면서 수입 가격은 더욱 비싸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부품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유통해 이득을 취하는 인택앤컴퍼니로서는 더이상 상황을 묵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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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기존에도 도서를 직매입해 판매해와 별도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출판사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라면서도 고 선을 그었다. RTX 3080 판매 건도 “우리는 판매자가 선택한 채널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소비자들은 정보를 판매자보다 더 빨리 접하고 합리적으로 비교해 선택하는 능동적인 소비를 지향한다”면서 “쿠팡이 아니더라도 해외 직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구매방식을 취하고 있어 중간상의 역할은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쿠팡의 유통 독과점 문제도 기우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저가,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의 이익을 대변해 지지를 얻는 ‘채널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자나 유통 총판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면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가격 및 배송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쿠팡의 약진으로 유통 채널이 일원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