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부부의 흔한 실수 "자녀위해 노후준비 포기"

삼성생명은퇴硏, '은퇴 부부 7가지 실수' 제시
"경제적 문제 등 생애설계 차원서 필요"
"배우자와 함께 모든 의사 결정해야"
  • 등록 2015-11-25 오후 12:21:15

    수정 2015-11-25 오후 12:21:15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남편하고 왜 이렇게 힘들까 생각해보면 준비가 참 안 돼 있었던 것 같아요. 노후에 함께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거에 대한 준비가 없었고,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 쌓아놓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닌가. 그냥 애 키우고 급급하게 살았지 이런 세월을 위해 참 중요한데 그걸 안 했구나. 은퇴 후에 함께 누리는 삶에 대해 좀 더 일찍 생각했더라면 확 닥쳐서 버거워하지 않을 텐데”

한 은퇴자의 아내가 풀어놓은 독백은 우리네 부부들이 흔히 하는 실수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자식의 장래에 대해서만 걱정을 했지 자신들의 노후에 대해선 일언반구 대화가 없다. 정작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 이후 삶의 무게는 더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4일 ‘은퇴에 관한 부부의 7가지 실수’ 보고서를 내고 은퇴준비와 관련해 부부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은퇴 후 부부가 직면하는 흔한 실수로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해보지 않는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의료비 및 장기 간병비를 고려하지 않는다 △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꾼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한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의사결정을 해두지 않는다 등 7가지를 꼽았다.

1.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해보지 않는다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 7명이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배우자 유고시 홀로 남을 배우자의 노후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은퇴 후 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돈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2. 부부 중 한 사람만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우리나라 부부는 돈 문제에 대해 거의 상의하지 않거나(5%), 급할 때만 대화를 나눈다(35%)고 답했다. 부부 5쌍중 2쌍은 돈 문제를 거의 상의하지 않고 있다.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유로는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에’(65.8%)가 가장 큰 이유였다. 다음으로는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다투게 될까봐’(15.0%)와 ‘부부 각자가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8.8%)가 꼽혔다.

연구소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면 갈등과 오해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그 배우자의 유고시 재무 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3.의료비 및 장기 간병비를 고려하지 않는다

비은퇴 부부가 노후에 ‘의료비를 별도로 마련하는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특히 ‘장기간병비 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55%에 달했다.

노후에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출은 보건의료비다. 특히 중증질환은 치료와 간병에 큰 목돈이 든다는 점에서 별도의 의료비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은퇴 후 생활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4.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꾼다

자녀의 독립이 늦어지면서 노후 준비보다 자녀 지원에 지출의 우선순위가 놓여 있는 것도 부부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에 꼽혔다.

자녀가 있는 비은퇴자 가구의 67%가 ‘노후준비가 어렵더라도 자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노동패널 조사에서도 50대 가구가 최근 10년간 지출한 자녀 교육비는 1억원이 넘었다. 특히 은퇴 준비가 시급한 50대의 경우 자녀 교육비로만 1억269만원을 지출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은 자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부부가 소득 등을 분석해 자녀지원과 노후준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은퇴연구소는 조언했다.

연령별 자녀교육비 지출현황
5.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한다

은퇴연구소가 비은퇴 가구의 생활영역별 은퇴준비 수준을 지수화해 비교한 결과를 보면 재무적인 준비가 78.7점으로 잘 돼 있는 사람들도 건강 63.7점, 활동 60.1점, 관계 65.9점 등 비재무적인 측면의 은퇴준비 수준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생활을 위해서는 경제적 준비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은퇴 후의 취미 등 시간 활용과 사회적 역할, 가족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에서 균형 잡힌 준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6. 은퇴 후의 삶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

은퇴연구소 조사에서 40~50대 부부의 32%만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답했다. 특히 생애 주기별로 보면 많은 부부가 자녀의 대학입시 이후에 본격적인 은퇴준비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은퇴가 임박해서 체계적인 준비가 어렵다.

은퇴연구소는 “은퇴 전부터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눠온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물론 건강, 사회활동, 인간관계 등 전반적으로 은퇴준비가 잘돼 있었다”며 “실제 은퇴 후 삶의 만족도도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7.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의사결정을 해두지 않는다

부부가 본인 또는 배우자의 사망이나 심신쇠약 상황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사결정을 미리 해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

특히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죽음회피 문화’로 상속이나 연명 치료 등의 의료적 의사결정을 해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실제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40대 이상의 성인 중 증여 및 상속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 경우는 12.3%에 불과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평균 수명은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은퇴준비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전반적인 생예설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은퇴준비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은퇴의 현실과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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