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얻어먹은 홍합 한그릇…수표로 갚은 70대 노인

  • 등록 2021-12-28 오후 3:18:22

    수정 2021-12-28 오후 3:18:2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50년 전 신촌시장에서 홍합 한 그릇을 얻어먹은 남성이 음식값을 대신하여 2000달러(237만 원)를 경찰서에 전달했다는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할 신촌 지구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관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부금 2000달러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해당 지구대를 방문한 한 남성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구의 부탁”이라며 손편지와 함께 2000달러 수표가 담긴 봉투를 건넸다.

신촌지구대에 2000 달러를 기부한 A씨의 손편지.(사진=신촌지구대 제공)
현재 미국 뉴욕에 거주 하고 있는 A(72)씨는 편지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 부탁을 드리고자 이 글을 올리오니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운을 떼며 긴 사연을 전했다.

1970년대 중반 강원도 농촌에서 상경해 신촌에 살던 A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신촌 시장 뒷골목에서 홍합을 파는 아주머니들을 보았다. 허기가 진 A씨는 아주머니에 “돈은 내일 갖다드리겠다”며 홍합 한 그릇을 부탁했다. 당시 A씨는 고등학생이었다.

그중 한 분이 리어카에 팔던 홍합 한 그릇을 담아주었고, A씨는 “그 아주머니에게 너무도 고마웠고 잘 먹기는 했습니다만 그 다음날이라고 제게 무슨 돈이 있었겠습니까?”라며 결국 돈을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이민길에 올랐지만, 5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주머니를 향한 고마움과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다.

그는 “이제 제 삶을 돌아보고 청산해가면서 너무 늦었지만 어떻게든 그 아주머니의 선행해 보답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런 편지를 올리게 됐다”면서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너무 작은 액수라 부끄럽습니다”라면서도 “그 아주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속죄의 심정으로 부탁드리오니 제 청을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덧붙여 큰 감동을 안겼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추운 겨울날 훈훈한 소식이다”, “정말 어려운 분들에게 돈이 쓰였으면 좋겠다”, “베풀고 나누면서 살아야 한다”, “50년이 흘러도 마음의 빚이 계속 남아있었나 보다”, “이웃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감동이다”, “아마 아주머니도 돈 받을 생각이 없으셨을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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