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극적인 쪽은 정 의장이다. 오는 26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새한국의 비전’을 발족하는 정 의장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치클럽이나 정당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연구위원장으로 내정된 싱크탱크에는 PK(부산경남) 중심의 전·현 의원 20여명 등 상당수 인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박계 정두언 정병국 조해진 의원, 더민주는 진영 의원, 국민의당에서는 김동철 의원 등이 발기인 겸 창립회원으로 동참했다. 정 의장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광주 언론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은 안해도 한국 정치를 바로 잡아 가는 정치는 계속 하겠다”며 “올해 10월까지 5개월 동안 정치그룹이 될지, 정당이 될지, 정당이라면 어떤 형태일지 등을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 정당 창당 기정사실화… 탈당 고민하는 비박계 근거지 될 듯
향후 5개월 동안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정 의장 측근들은 새로운 형태의 정당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정 의장이 신당 창당의 기치를 들고 PK 지역과 타 지역의 비박계 인사들을 규합할 경우, 새누리당내 역학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국위원회 무산 후 서로 분당까지 거론하며 격렬하게 대립했던 친박계와 비박계가 제4당으로 인해 여차하면 갈라 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옮겨갈 정당이 있으면 비박계가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당이 더민주의 비노계, 국민의당과 연대한다면 결단하기가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정 의장과 새누리 비박계, 더민주 비노계, 국민의당은 중도개혁의 가치와 노선을 공유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다.
새누리당 비박계와 더민주 비노계, 국민의당, 정 의장 중심 정당이 헤쳐모여를 통해 명실상부한 3당, 공당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새판 짜기 강조 손학규, 탈당 후 제4당 창당은 소설… 국민의당으로 안 가
여기에 대선 주자인 손 전 대표가 참여하면 금상첨화다. 일본을 방문중인 손 전 대표는 광주에 이어 거듭 “한국 국민은 분노와 좌절 속에 미래지향적인 정치의 새 판을 짜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판 짜기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새판 짜기는 정계개편 얘기이다. 다만 지금 당장 가시화될 것 같지는 않다. 정계개편이 되려면 새누리당이 갈라져야 한다. 비박계가 깨져서 나와야 동력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이 측근은 “홀로 단신으로 탈당해 당을 만든다. 그건 아니다. (새누리당 분당 등) 동력이 없는데 그 상태로 4당을 만든다는 것이 실효성이 있을까. 국민의당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새누리당 비박계가 갈라지면 새판 짜기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장 그룹이 그리고 있는 정계개편 구상과 동일하다.
이 측근은 “새누리당 비박계가 나오고 정 의장 그룹과 국민의당이 결합하면 손 전 대표와 더민주 비노계도 같이 할 수 있다. 비박계와 비노계는 의견이 일치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명실상부한 제3당이 될 수 있다. 국민의당은 아직 불안하다. 제3당 입지를 정확히 가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새누리당 비박계의 선택에 따라 정계개편의 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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