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거장의 한국인 비하 발언 논란…“노래하는 DNA 없어”

바이올린 거장 주커만 온라인수업서 인종 차별 발언
"한국인들이 노래하지 않아…일본도 마찬가지"
사과했으나 일파만파…‘보이콧 주커만’ 해시태그
  • 등록 2021-07-13 오후 2:52:41

    수정 2021-07-13 오후 2:52:4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세계적인 바이올린 거장인 핀커스 주커만(72)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따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노래하지 않는다’(예술성과 음악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면서 ‘DNA에 없다’는 막말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은 아시아계 연주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 바이올리니스닷컴)


13일 온라인 음악전문지 바이올리니스트닷컴 등에 따르면 바이올리니스트 주커만은 지난달 25일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 주최로 열린 온라인 수업(마스터클래스) 도중 한국과 일본 연주자를 공개적으로 비하했다.

2명의 여성 연주자를 가르치던 주커만은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좀 더 노래하듯이 연주해보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들이 노래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유전자에 없다”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주커만은 지적을 받은 연주자 중 1명이 “한국인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그러면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다. 일본계 혼혈이라는 답변에는 “일본인도 노래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대응했다.

뉴욕타임즈는 “주커만의 발언은 음악가들과 교사들로부터 널리 비난을 받았다”며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발언이) 음악 산업에서 아시아계 예술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추악한 고정관념을 강화시켰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모든 수업 녹화본을 홈페이지에 올리려던 줄리아드측은 주커만이 한국인과 일본인 연주자들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한 듯 주커만을 뺀 나머지 강연만 게시했다.

관련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일자 주커만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는 “내가 사용한 단어들은 문화적으로 무감각했다.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기 위해 편지를 쓰고 있다”라며 “누군가를 불편하게 해서 유감이다.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커만의 망언이 알려지면서 아시아계 음악인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개설하고 차별 경험을 공유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보이콧 주커만’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다른 차별 발언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 주커만은 “중국인은 결코 메트로놈(음악 박자를 측정하거나 템포를 나타내는 기구)을 사용하지 않는다. 단지 빠르고 시끄럽게 연주할 뿐”이라며 “여러분은 빠르고 시끄러우면 최고인 줄 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태생인 주커만은 1967년 당시 세계 최고 권위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정경화와 공동 우승한 바이올린 거장이다. 현재 뉴욕 맨해튼음대(MSM) 소속이다. 이번 문제가 된 수업은 줄리아드측 초청으로 외부 강사 자격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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