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너무' 잘나가지만…"맹신 위험, 이제 하락 대비해야"

S&P500 콜옵션 거래, 풋옵션보다 800만건 이상 많아
"지나친 낙관에 헷징 외면…하락 모멘텀 쌓이는 중"
S&P500, 30년간 8~9월엔 약세…평균 0.2%·0.4% 하락
골드만 "3개월간 보합 가능성"…"잠재위험 과소평가"
  • 등록 2023-07-31 오후 5:02:10

    수정 2023-07-31 오후 7:24:0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락장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지나치게 낙관해 헷징(위험회피) 수단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AFP)


미국 선물시장에서 스탠더드푸어스(S&P)500 지수에 대한 콜옵션 계약이 10일 평균값 기준으로 풋옵션 계약보다 800만건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특정 시점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풋옵션은 반대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즉 콜옵션 계약이 늘었다는 것은 지수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강세장에 대한 과도한 맹신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S&P500 지수는 올해 인공지능(AI) 호황 등에 힘입어 19% 상승했다. 5개월 연속 상승을 지속하고 있으며 6월 이후에만 10%가 올랐다. 또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강세장을 위한 모멘텀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연착륙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으며, 시장에선 미 경제에 대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증시가 정말로 하락할지 알 수 없지만, 모멘텀은 늘어나고 있다”며 약세장에 대비한 안전장치, 즉 헷징 수단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년 후 만료되는 S&P500 풋옵션 프리미엄은 100달러당 3.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보다 5% 낮은 가격으로 2008년 이후 최저치다. 옵션 프리미엄은 주가 변동을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료로, 풋옵션 프리미엄이 싸진 것은 헷징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다.

계절적 요인도 역풍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30년 동안 S&P500 지수는 8월에 평균 0.2%, 9월에 0.4% 각각 하락해 1년 중 최악의 두 달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하락장이 연출되면 충분한 헷징 수단이 없어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들의 부진한 2분기 실적도 우려 사항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7.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면 기업들의 차입 부담이 커져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도 개별 주식에 대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꼽혔다. 개별 주식에 연결된 옵션 거래량을 추적하는 풋-콜 비율(put-to-call ratio)은 1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역사적으로 이 같은 현상 이후엔 3개월 동안 주식시장이 보합권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채권으로 눈을 돌려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픽테트 어셋 매니지먼트의 루카 파올리니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경제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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