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우크라 곡물 수출길 막혀…“식량 불안 초래”

러, 우크라 농지·관개시설 파괴…곡물 생산량 ↓
항만 봉쇄·철로 훼손…운송에도 차질 빚어
일부 전문가 "러, 곡물수요 자국에 집중시키려는 의도"
  • 등록 2022-04-08 오후 5:32:36

    수정 2022-04-08 오후 5:32:36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농지와 운송시설이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이 급감했다. 우크라이나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식량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농장. (사진=AFP)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과 수출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곡물 수출은 우크라이나 경제의 중심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국가 총 수출량의 5분의 1에 달했으며 122억달러(약 15조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농지와 관개시설이 파괴되면서 공급량 자체가 급격히 축소됐다.

더구나 우크라이나는 98%의 곡물을 흑해를 통해 해상 수출해왔지만, 현재 러시아의 침공으로 주요 항만은 모두 봉쇄됐다. 흑해로 향하는 서부의 모든 항만은 러시아군의 부유 기뢰와 난파된 전함들로 가로막혀 있다.

육로 수송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도로와 철로, 기차역의 상당 부분이 훼손된 상태다. 더구나 러시아의 표준을 따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나라의 궤간(철로의 간격)이 서로 달라 국경에서 화물을 일일이 옮기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회사에 따르면 이같은 이유로 서부 국경에 발이 묶여 있는 우크라이나 화물열차는 지난 5일 기준 2만4190량에 달했다.

이에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10%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공급망 교란으로 상승 중이던 곡물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전무이사는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라며 “이는 세계적인 불안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곡물가격 상승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리 디쿤 우크라이나 농업위원회 위원장은 곡물 가격 상승이 “러시아의 비밀무기”라며 “우크라이나를 파산시켜서 곡물 수요가 러시아에 집중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러시아가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하는 나라에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하면서도 가격 인하를 통해 자국 상품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봤다. 서방은 러시아의 식품 수출에는 아직 제재를 가하지 않았으며 카길 등 미국의 일부 농업기업은 러시아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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